5월 29일 (수) | 성령강림절 후 제1주 수요일 (제176일) 은혜를 알아봄

by 좋은만남 posted May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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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알아봄

욥은 생명이 자기를 떠날 때 둘 중 하나를 말할 수 있다. 하느님을 저주하며, 왜 쉰한 살은 안 되느냐고 따질 수 있다. 아니면 사랑과 은혜에 굴복하며, 어째서 쉰 살이냐고 물을 수 있다. 과연 나는 무엇을 받을 자격이 있어서 그것을 지녔던가? 이런 태도를 취할 때 우리는 은혜 쪽으로 결단을 내리게 된다.
“내가 벌거숭이로 왔으니 벌거숭이로 돌아가리라.”(욥기 1, 21). 형제든 자매든 그들이 나에게 있는 것이 그들을 가질 만한 자격이 나한테 있어서인가? 모두가 은혜다. 모두가 주어진 것이다. 누가 나에게 이 손을 주었는가? 누가 이 손가락들을 움직이는가? 내가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이 눈을 누가 만들었는가? 나는 머리카락 한 올 자라게 할 수 없다. 모두가 선물이다. 처음부터 나중까지, 모든 것이 은혜고, 모든 것이 주어졌다. 우리에게 가질 자격이 있어서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말로 우리에게는 권리가 없다. 우리가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건 없다. 당신 친구를, 애인을, 부모를 잃었을 때 당신은 하느님을 저주하며 말할 수 있다, 왜 그를 데려가십니까? 나한테 왜 이러십니까? 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왜 그 사람한테 모든 것을 주셨던가요? 당신은 말할 수 있다, 왜 우리의 사랑을 거두어가십니까? 아니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나에게 그 사랑의 순간을 누릴 자격이 있었나요? 하느님은 창조하시는 분이고 나는 피조물이다. 하느님이 나를 무(無)에서 지으셨고, 몇 십 년 전의 나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주시는 이도 야훼시요 거두시는 이도 야훼시니, 오직 그 이름을 찬양하리로다.”(욥기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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