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6일 (주일) | 성령강림 후 제4주일 (제194일) 더 작은 교회

by 좋은만남 posted Jun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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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작은 교회

앞으로 20년에 가톨릭교회가 훨씬 더 작아지기를 나는 기도한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무리로서 우리의 정체성과 영향력을 회복할 길은 그것 밖에 없다고 본다. 더 적은 숫자, 더 작은 교구(공동체), 더 적은 기금, 더 작은 프로그램, 더 적은 성직자들, 더 간소한 행정체계, 성공에 대한 더 적은 기대― ‘겨자씨’ 같은… 나는 “내 이름으로 모인 두세 사람”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두세 사람보다 이삼백 명이 더 좋아 보이지만, 자기네끼리도 그렇고 세상을 향해서도 그렇고, 그 영향력은 그럴수록 덜어진다.
교회의 진정성, 예민함과 영향력, 내적 여정을 위한 에너지, 예언, 오른쪽 뇌의 직관, 흠숭, 안전성, 사람 가슴을 울리는 영적이고 정신적인 희망이 더욱 커지고 깊어지고 높아져서 “공중의 새들이 날아와 가지에 깃들일 만큼”(마태복음 13:32) 크고 강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너무 커져서 자기 정체를 잊거나 기억할 필요도 없거나 자기가 세상의 유일한 나무라고 생각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만일 우리가 문화 자체를 복음화하고, 진보와 보수를 함께 떠나 그 중간 어디에서 벌거숭이 복음의 자리를 지킨다면, 양쪽을 잇는 다리로 존재한다면, 서구 문명사회의 가장 오래 된 이 조직이 하느님의 “부도덕한 소수”(immoral minority)로서 만족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기까지 자라는 데 2천 년 세월이 흘렀다! 이제 우리는 법보다 분별, 프로그램보다 사목, 그리고 내적인 온전함과 지혜로운 리듬을 선호(選好)할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 예수와 혼인하여 그분의 모든 부분들과 아픔들을 함께 나눌 만큼 어른이 되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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