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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이복형제들 (3)


(이어서) 왜 이스마엘은 선택받지 못했는가? 그 이유는 이스마엘이 육체적으로 힘이 세고 능란했기 때문이다. 그는 들나귀처럼 강해서 모든 사람과 싸울 것이고 결국 ‘활 쏘는 사람’이 된다. 우리는 성서 이야기의 파악하기 어려운 미묘함을 인식하게 된다. 성서 이야기는 아버지인 줄도 모르고 죽이는 오이디푸스 같은 신화의 세계가 아니다. 그 대신 신화의 전복을 본다. 창세기를 이해하는 데서 근본적인 것으로, 하나님의 약속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다. 오이디푸스처럼 강한 남자가 아니라 아이로서 버려진 채 죽어가는 것이 이스마엘에게 주어진 생생한 이미지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세기 이야기의 갈등은 신과 인간, 열망과 운명 등 신화에서 나오는 충돌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마음속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다. 사라는 아이에 대한 욕망과 임신한 하갈에 대한 시샘 사이에서 가슴이 찢어지고,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에 대한 사랑과 하나님에 대한 순종 사이에서 가슴이 찢어진다. 신화가 속한 세계는 신들이 사는 자연에 국한된 세계이고 그 세계는 힘, 능력, 세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성서의 이야기는 자연이 최종적 결정권을 갖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스마엘과 달리 이삭에게는 육체적 강인함이나 숲에서 놀기 좋아하는 신화의 영웅적 속성이 전혀 없다. 이삭은 그림자 같은 인물로 능동적이라기보다는 수동적이고, 주체적 행위자라기보다는 남들에게 맡겨두는, 전혀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인물이다.
여기서 오경의 가장 뚜렷한 주제 가운데 하나인, 하나님께서 선택하시는 사람들은 남들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을 자연적으로 행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주제가 드러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은 모두 땅을 약속받았지만, 그 땅을 한 평도 소유하지 못해서 천막을 쳐야 했고, 자기들이 우물을 파서 물을 마셔야만 했다. 남들에게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하나님이 개입하신 결과이다. 이스라엘은 강해지기 위해서 약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그 힘이 하늘에서 주어짐으로써 자기 능력과 힘이라고 말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러나 창세기는 이스마엘을 헐뜯지 않는다는 것이 탁월하다. 광야에서의 두 가지 중요한 장면에서 우리는 하갈과 이스마엘에게 공감하게 된다. 여기에는 근본적이고 도덕적인 이유가 있다. 폭력은 내부 집단과 외부 집단으로 구분하고 다른 편을 의심하는 것에서 발생한다고 이미 언급했다. 그런데 이스마엘 이야기는 이에 대해 도전한다. 우리는 사라와 이삭, 마찬가지로 하갈과 이스마엘에 대해서도 동일시하는 느낌을 받으며 그들의 감정에 공감한다. 우리가 쫓겨난 그들과 함께 울며 공감한 것처럼 하나님도 그러신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통곡 소리를 들으시고 위로하시며, 죽음에서 구하시며, 축복하신다. 이스마엘은 ‘하나님께서 들으신 사람’을 뜻한다.
예언자들과 현자, 랍비들은 미드라쉬라는 장르를 통해서 성서 이야기의 자세한 설명이나 대답이 없는 숨겨진 많은 공백을 채워나갔는데 아브라함의 이야기에서도 단서들을 찾아 연결하여 놀라운 후속편을 만들었다. 첫째 단서는 아브라함의 죽음이다. 아브라함이 죽자 그의 아들인 이삭과 이스마엘이 그를 안장했다.(창세기 25:8~9) 우리는 이삭과 이스마엘이 서로 떨어져 각자의 삶을 살았다고 추정하는데 어떻게 아버지의 장례에 함께 할 수 있었고, 그들의 관계는 어떠했을까? 
둘째 이상한 점은 아브라함과 사라는 오랜 여정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신실했으며 하나님께도 신실함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사라가 죽자 아브라함은 아내를 묻을 동굴을 매입했는데 이것이 약속의 땅에서 그가 처음으로 소유한 땅이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의 아내를 찾도록 하인을 보낸다. 하나님의 약속이 완전히 성취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아브라함은 그 사명을 다하고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죽을 나이가 다 된 아브라함이 뜬금없이 그두라라는 새 아내를 맞아들여 여섯 아들을 더 얻었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창세기 25:1~4)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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