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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비난



내가 신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위대한 신학자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인물이 없고 훌륭한 신학, 교리 책은 거의 출판되지 않으며, 많은 신학 연구가 진행되지만 중대한 작업은 드물다. 강경 보수파의 반지성주의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1780년부터 1840년까지의 철학과 성서비평이라는 위기는 몇 번의 반전의 기회가 있었으나 1970년대 들어 완전히 끝났다. 

니체나 허무적 탈근대주의(포스트모더니즘) 등 사람들이 기대했던 당시의 대서사 모두에 신화적인 성격과 부조리가 있었다. 대서사는 사람들에게 결국에는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확신을 주는, 큰 이야기이다. 신학 역시 신화적인 대서사의 성격을 띠고 있음이 드러났다. 가톨릭과 공산주의는 한때 동맹이 되었지만, 이제는 다 무너졌고, 70년대 들어 서양 기독교는 더 중요한 종교가 아니었고 불교가 어느 정도 대체하게 되었다. 공(空)의 행복을 개인이 추구하는 불교는 대서사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허무주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내가 완전히 축소한 버전의 기독교도 이와 비슷하다. 이는 전통적인 기독교에서 활동적인 방식과 관상적인 방식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초자연적 기독론과 그리스도라는 호칭을 포기하면 유대교도 합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 낙관주의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지금까지 발전해 오고 지금의 우리 모습이 되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설명할 이론이 필요하다. 나는 우리 자신이 되기 위해 종교의 길, 다른 방식의 유형으로 사고하는 길을 가야만 했다고 생각한다. 하느님과 영은 우리를 생각하도록 돕고, 우리를 이끌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빠르게 발전시킨다. 종교는 왜 생물학적 진화보다 문화적 진화가 더 빨리 진화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사실 우리는 종교에 빚지고 있고 여전히 종교의 산물이기에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기독교 역사의 첫 천 년은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육신한 것을 주요 주제로 삼았다. 두 번째 천년기 동안 기독교 형이상학은 쇠락하였고 문화는 좀 더 개인주의적으로 변했다. 그 결과 어떻게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우리가 죄사함을 얻게 되었는지에 관해 묻고, 하느님의 진노를 달래기 위해 우리 대신 하느님의 아들이 죽었기 때문에 죗값을 만족한다는 대속이론을 발전시켰다. 결론적으로 나의 견해는 원죄 없는 처녀 잉태, 성육신, 속죄, 부활, 재림, 마지막 심판 같은 교리를 이제는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외는 예수의 인격이 아닌 예수 가르침의 재림을 고대한다는 것이다. 우주적 그리스도는 우주적 붓다와 마찬가지로 현대의 급진적 인본주의의 전조이다. 또 유대 민족의 메시아사상을 담은 그리스도라는 칭호도 버려야 한다. 나사렛 예수라는 이름을 가진 어떤 사람이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죽었다는 우발적 사실은 기독론 대신 예수의 가르침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스승으로서의 예수는 여전히 미래가 있다.

창조, 타락, 구원의 위대한 우주적 이야기는 신화였기에 오늘날에는 더 들려줄 수 없다.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기독교를 싫어하는 사람까지도)은 여전히 예수의 가르침 속에서 가장 순수하고 고귀한 요소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예수의 인격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중보종교는 오히려 그 전승을 왜곡하고 무시하였지만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윤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북아일랜드의 화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무혈 민주화, 아이티 지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의 이야기들은 최근의 문화적 변화와 지식의 진보로 완벽히 타파되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들려줄 수 없으며 인간 존재와 사상은 특정한 역사적 문화적 맥락 안에 위치하기에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도 어렵다. 과거의 역사에 현대인의 성품을 적용하는 것도 부조리하다. 그럼에도 혼돈의 어둠 속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구축하였다. 처음엔 느렸지만, 최근에는 5천 년 동안은 빨라졌고, 최근 5백 년 동안은 폭발적이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낸 것일까? '태초의 말씀', 즉 종교가 항상 정답을 주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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