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희생자 합동분향소 지킴이를 하였습니다.

by 좋은만남 posted May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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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희생자 합동분향소 지킴이를 하였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서울광장 앞 한구석에 설치돼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이 분향소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철거하려고 하지만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돌아가면서 지키며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은 진보대학생넷이라는 청년 단체가 주관하였고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에서 저와 평화교외연구소 박형순 목사님이 분향소 지킴이로 참여하였습니다. NCCK인권센터 황인근 목사님도 다른 회의를 마치고 잠시 들러주셨습니다. 
지킴이 일은 단순하였습니다. 조문객이 오면 국화를 건네주거나 향이 꺼지기 전에 새 향을 피워 꽂습니다. 조문객도 많지 않습니다. 희생자 영정에는 가족과 지인들이 적어 높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습니다. 저는 분향소 한쪽에 서 있다가 조문객이 없을 때 그 포스트잇을 보았습니다. 한 단어 한 구절, 읽는 모든 단어와 구절이 울컥해서 어금니를 아플 정도로 꽉 물었습니다. 그중에 '사무치게'라는 단어가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흔히 쓰는 상투적인 단어였지만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힐 수도 있다는 것을 쓰라리게 느꼈습니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음악을 듣는데 Leo Sayer의 More than I can say가 흘러나왔습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그 노래 가사가 '사무치게'라는 단어와 겹치면서 그 '사무치게'라는 단어조차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하나님,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사무치게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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