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권세들] 2장 이스라엘의 계약과 예언자적 저항 (1)

by 좋은만남 posted Jun 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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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이스라엘의 계약과 예언자적 저항 (1)


이스라엘 백성은 독립적인 백성과 대안 공동체로서 고대 제국 문명들의 신격화된 자연-정치-경제 권력들을 초월하는 권세로부터 유래한 자신들의 기원을 소중히 여겼다. 이때 받은 계약은 정치·경제적 협력과 정의, 권력을 공동체 안에서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고대 로마인들은 이스라엘인들의 원칙을 이해할 수도, 참을 수도 없었다. 기독교 전통에서 예수는 새로운 모세와 엘리야로 묘사된다.

◆ 독립투쟁 이야기   초기 이스라엘의 조상들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제국 문명에서 탈출했으며, 대안사회로서 독립국가를 수립한 이야기를 계승하였다. 창세기, 출애굽기, 여호수아, 사사기는 제국의 요새화된 도시들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민중의 이야기를 포함한다. 그러나 민중의 역사는 이스라엘이 군주제로 바뀌면서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뛰어난 백성이 될 것이라는 약속이라는 일반적 역사 주제에 편입되었다. 다윗과 솔로몬의 제국적 왕권에서 절정을 이루었고, 요새 도시의 통치자들에 대항했던 게릴라 전투 이야기들은 정복당한 지역 민중들에 대한 대량학살 이야기로 바뀌었다.
이스라엘의 조상들은 지구라트(바벨탑)를 건설한 고대 메소포타미아 제국 통치자들과 단절하였다. 히브리인들이 이집트 파라오의 속박으로부터 탈출한 사건은 이후 지속된 해방운동의 역사적 전형이 되었고 모세는 예언자의 전형이 되었다. 이 단절은 제국 체제에 예속된 안전을 포기하고 대안사회를 건설하는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한 장기적 투쟁이다. 출애굽 이야기의 첫 단계는 예언자와 히브리 민중이 제국으로부터 탈출하라고 부르는 낯선 음성을 듣는 것이다. 히브리인으로 태어났지만, 이집트 제국 질서에 동화된 모세는 결국 히브리 유산을 인식한 대표자가 되었다. 
이집트의 노예 생활로 체제에 의존하도록 길들고 억압당한 히브리인들은 조상들이 섬긴 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누구인지 묻는 모세에게 하나님은 풍요, 안전, 속박을 가져다주는 이집트의 권세들 같이 표현하지 않았고 수수께끼 같은 방식으로 대답한다.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되게 할 것이다.(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다)” 그리고 속박 이전 산악지역에서 반(半)독립적으로 살았던 조상들이 섬긴 권세를 기억하라고 요청한다. 지도자와 추종자들이 억압체제에 저항할 운동을 스스로 조직할 때 해방을 주는 권세의 요청이 의미를 갖게 된다. 
이집트에 내린 일련의 재앙 이야기들은 파라오의 권세들과 하나님 중 누가 더 위대한 권세인지를 강조하기 위해 고안된 후대의 첨가로 간주한다. 그 재앙들은 농경 체제에 의존하는 이집트에 큰 손해를 끼쳤다. 억압을 증대하여 노예들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려 했던 파라오의 완고한 결정은 오히려 자신의 경제 권력을 파괴했고 히브리인들은 수많은 잡족과 함께 탈출할 용기를 냈다. 
출애굽기의 ‘승리의 노래’(출 15장)는 이스라엘 백성이 야웨를 서아시아의 지배적인 정치-경제-문화 체제와 단절하도록 자극한 해방의 권세로 여긴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초창기 히브리 신학은 당시 지배적인 문화와 같은 언어로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보여준다. 폭풍-바다 권세는 출애굽기에서 더 이상 신격화된 우주적 권세가 아니라 투쟁의 국면에서 나타나는 자연 세력 중 일부이고 야웨는 제국의 문화-종교-군사 권세들을 파멸시키는 해방의 힘이다.
여호수아서 앞부분도 역시 독립과 반란 이야기를 특징으로 한다. 유럽 식민주의자들은 다른 민족들을 살육하기 위하여 이런 초기 이스라엘의 역사를 이용했지만, 사실 그 대상은 주민에 아니라 요새화된 도시들의 통치자들이다. 대부분 농민인 이스라엘 백성은 이들 왕의 직업군인들과 전차들에 맞서 유인과 매복 등의 게릴라전을 펼쳐야 했다. 이스라엘에 협조한 라합은 도시 성벽 밖의 반란군과 공통의 명분을 가진 하층민이었고 그들은 대부분 채무-노예였다. 사사기 초반의 이야기들도 이스라엘의 독립 유지를 위해 가나안 도시의 왕들과 귀족들에 맞선 투쟁이 필연적이었음을 보여준다. ‘드보라의 노래’(삿 5장)는 빈약하게 무장한 독립 농민들이 가나안 왕들의 전차부대와 맞서 싸운 용감한 전투를 묘사한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고대 서아시아의 계급적이며 중앙집권적인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투쟁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