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권세들] 6장 계약공동체의 집단적인 힘 (2)

by 좋은만남 posted Oct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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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계약공동체의 집단적인 힘 (2)


◆ Q에 나오는 예수의 계약 갱신 연설    모세 계약의 기본 구조는 하나님의 구원에 관한 진술, 하나님에 대한 배타적 충성과 사회경제적 관계들의 원칙들, 계약 준수의 동기로서의 인정과 처벌, 이 세 요소로 구성돼 있다. 쿰란의 공동체규범과 다마스커스규범은 예수와 달리 모세 계약이 로마제국의 지배 아래에서도 작용하고 있었고 더 나아가 창조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서기관과 제사장들은 모세 계약에 대한 어떤 독점권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예수의 연설은 수많은 계약 동기와 구성 요소들을 포함한다. 도입부의 축복과 저주는 현재와 미래에 초점이 맞춰진 구원 선언을 구성한다. “원수를 사랑하라”, “판단하지 말라”는 말씀들은 계약법전이나 신명기, 레위기에 나오는 계약적 가르침들과 유사하며 사회경제적 관계들에 관한 갱신된 계약 원칙들이다. 예수의 연설은 반석과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의 이중 비유로 동기를 부여하는 상벌 지침 기능의 축복과 저주를 대신한다.
이 계약 갱신 연설에서 예수는 로마제국 통치의 압력 아래서 촌락공동체가 붕괴하는 사실을 직접 다룬다. 축복과 저주는 동기부여가 아니라 자신의 행복이나 불행에 대한 해설로 간주되었고, 가난과 굶주림, 질병이 죄로 인한 저주라고 여기게 했다. 죄로 인한 병을 치유받기 위해 온 병자들에게 예수는 죄 사함의 선언을 하여 민중을 쇠약하게 만드는 집단적인 자기 비난을 깨닫게 하였다. Q의 연설도 백성들의 가난과 억눌림이 계약을 위반한 죄의 결과라는 생각을 다루며 예수가 계약 갱신을 통해 구원에 대한 새로운 선언을 병행하고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선언하였다고 전한다. 반면 농민의 생산물을 착취한 권력과 특권층, 부자에게는 화를 선언한다. 
예수는 하나님의 새로운 구원이 진행되고 있음을 선포한 후 특히 촌락공동체를 무너뜨리고 있는 내부의 경제적이며 사회적인 갈등들을 극복하려는 목적의 계약 의무들을 제시한다. 로마 군인들에게 보복하지 말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여진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평화주의적 말씀은, 사실 이웃 간에 돈을 빌려주고 또 빌린 이들이 모두 부자들의 무거운 이율 압박 아래 있어 발생하는 갈등을 계약 갱신의 원칙에 적용한 말씀이다. 겉옷을 빼앗기면 속옷도 벗어주라는 말씀은 완전히 벗은 몸으로 서 있어서 채권자가 모든 촌락민 앞에서 당황하도록 하라는 말씀으로, 옛 계약 계명이다.(출 22:25-27) 
예수는 민중에게 나눔과 관대함을 계속해서 실천할 것을 주장하면서 궁핍한 이웃을 도와주어야 할 항구적인 역할에 대해 말하는데, 이것은 전통적 계약 가르침의 협력과 공유에 관한 폭넓은 권고이다. 예수의 훈계들과 수사학적 질문들은 모세 계약 전통에 직접적으로 닿아 있고 또 그것에 근거하여 갱신한다. 채무와 관련한 지역 갈등에 정면으로 대응하기 위해, 예수는 촌락민들에게 계약 가르침들의 중심인 상호 공유와 협력에 관한 명예로운 가치들과 원칙들을 갱신하라고 요청한다. 그다음으로 예수는 경제적 어려움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회적 갈등을 다룬다. 모세 계약에서 비롯한 “판단하지 말라”는 말씀은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고소하는 것을 멈추고, 공동체 내의 상호협력과 상호부조라는 모세 계약적 가치들로 되돌아가라는 강력한 권고이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상벌 지침을 제공하며 집을 짓는 사람의 비유를 통하여 백성들이 자기 자신을 비난하도록 부추기는 문제를 가진 축복과 저주를 대체한다. 
예수는 모세와 같은 예언자로서, 로마제국의 압박 아래서 가족들 사이에 벌어지는 경제적 사회적 갈등을 다룬다. 이 갈등은 전통적으로 촌락공동체들이 함께 해온 상호의존적 경제 지원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예수는 민중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는 임박한 하나님 나라의 축복들을 선언한 후에 기본적 계약 원칙들을 새롭게 진술했다. 이는 가르침 이상이었고 계약의 재연이었다. 그리고 공동체의 연대와 상호지원을 통해서 하나님과 타인에게 새롭게 헌신할 것을 요청했다. 이것은 지역 공동체의 힘을 회복하는 것이었고 지배자들에 저항하는 전략이기도 했으며 협력과 연대를 회복함으로써 자신들의 공동체가 붕괴하는 것에 저항하게 하는 힘을 모두에게 불어넣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