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그 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기는 불에 구워서, 누룩을 넣지 않은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함께 먹어야 한다.

하나님은 이집트를 탈출하는 날에 해야 할 일을 지시하시면서 잡은 양이나 염소의 고기를 불에 구워서 먹으라고 하십니다. 불에 구워 먹는 고기는 요즘의 바베큐 같은 느낌의 먹거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빠르고 손쉽게 요리하는 간단한 음식을 말합니다. 그리고 누룩을 넣지 않은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으라고 하시는데,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은 딱딱하고 맛이 없습니다. 쓴 나물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한 마디로 맛없는 식사를 하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은 분명 민족의 해방 축제입니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이집트 사람들의 맏배, 장자가 죽은 비참한 사건이 예고돼 있습니다. 맛없는 식사를 하라는 지시는 우리의 기쁨에 겨워 이웃의 고통을 모르는 체하지 말라는 뜻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스라엘이나 이집트 백성이나 모두 권력의 횡포에 의한 피해자일 것입니다.

† 행복 앞에서 우리는 자신만 생각하고 기쁨에 취해서 삶의 고난 가운데 있는 이들을 잊고 외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고 위로하고 공감하기를 원하십니다. 이웃이 당하는 아픔을 돌아볼 줄 알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