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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바보

철저한 신자들 중에 너무나 진지해서 우리를 질리게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엄숙하고 무겁다. 언제 어디서나 좋고 더 좋고 가장 좋은 것을 가려야 하고,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해야 한다. “성경이 말한다, 이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아마도 내가 그들한테 금방 피곤한 것은 가톨릭에서 자랐기 때문이리라. 지나친 도덕주의는 언제나 고단하게 마련이고, 그러면서 자기를 섬기다가 결국 문제를 일으킨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대개 ‘거룩한 바보’다.
실제로 우리는 다른 종파를 비난하고 정죄하는 무거운 교회가 아니다. 물론 치열하게 앞장설 때도 있지만 잠시 뒤로 물러나서 시, 사랑, 아름다움, 친구, 웃음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활동과 묵상, 금식과 잔치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 어떻게 이 둘을 할 것인지 알고 있다. 이것이 가장 드물고도 가장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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