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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모범 수련생

수련생 시절, 우리는 하느님을 위해 온갖 좋은 일을 알아서 했다. 모든 법을 준수했고, 그렇게 자기 구원을 착실히 이루어나갔다. 나는 완벽한 모범 수련생이었다. (우리 수도원 수련장에게 물어봐도 좋다.) 절해야 하는 곳에서는 반드시 절을 했고, 모임에 결석은 물론 지각 한 번 하지 않았다. 식사시간에도 늦는 법이 없었다. 어쩌다 늦으면 반드시 신속하게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어느 날, 성가대석에 앉아 있는데 내가 지금 여기 이러고 있는 것이 하느님을 알거나 사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이 문득 깨달아졌다. 지각하는 친구들에 견주어 완벽한 모범 수련생인 자신에 스스로 만족하는 내 모습이 보였다. 나는 내가 훌륭한 프란체스코 수도자가 될 줄 알았다. 주님을 모른 채, 얼마든지 훌륭한 탁발승이 되고 옳고 완전하고 성숙한 수도자가 될 수 있는 줄 알았다.
바로 그 순간, 그 깨달음이 오늘 나를 이리로 데려왔다. 하느님은 당신이 이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는 것을 내게 보여주셨다. 내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날 나는 해방되었다. 정수리에서 발바닥까지 온몸에서 사슬이 풀어져 사방으로 날아갔다. 나의 못난 인품에 대하여, 부족함에 대하여, 누구에게 사과하거나 변명할 필요가 없고 지도신부나 동료들에게 따로 해명할 필요도 없음을 깨달았다.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었다. 그 뒤로 나는 내 길을 기쁘게 갈 수 있었다. 스스로 실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개 들고 가슴 펴고 걸어갈 수 있었다. 어쨌거나 상관없었다. 나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이요 소중한 아들이었다. 이것이 내가 받은 성령세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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