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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튼의 오두막에서

나는 안식년을 맞아 머튼의 오두막을 한 달간 빌려 쓸 수 있도록 허락 받았다. 외향적 성격인 내가 켄터키 깊은 숲에서 혼자 살아낼 수 있을는지 스스로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홀로 있기 한 달로 안식년을 시작하고 싶은 것도 나의 진심이었다. 나는 언제나 머튼의 팬이었고, 그가 나를 도와주리라고 생각했다. 길고 경이로운 이야기를 줄이자면, 그것은 달콤하고 또 달콤한 나날이었다. 당신은 곁에 아무도 없이, 오직 당신하고만 침묵 속에서 하루 스물네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가? 그때 일어난 일은 껍질 또는 그릇이 부서지는 것과 비슷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가면들이 벗겨져나갔다. 지금은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누구한테도 나는 중요한 존재가 아니다. 여기서 죽을 수도 있고, 최소한 두 주 안에는 나의 죽음을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는 강사도 아니고 사제도 아니고 프란체스코회 수도자도 아니고, 이런저런 교육을 받은 사람도 아니고 이런 친구 저런 가족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뉴 예루살렘 교구의 신부도 물론 아니다. 나는 벗고 또 벗었다. 내가 누군지, 나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묻기 위하여 계속 주님께로 돌아가야 했다. 주님, 제가 누굽니까? 
홀로 있으면서 우리는 마침내 주님으로 하여금 관계, 나―너의 관계, 그냥 존재하는 것 말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성스런 현존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의 정체를 밝히시게 해드릴 수 있다.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 세상을 떠나 순수한 현존의 경지를 살아보지 않고서는 누구도 거기에서 처음 숨 쉬는 법을 모르게 마련이다. 주님이 우리를 통하여 숨을 쉬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님이 우리의 삶이어야 하고 주님이 우리의 정체여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이룬 착한 일들보다 그분과의 관계로 자기 정체를 밝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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