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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희망]

생겨남과 죽음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내 생각에, 절망은 죽음의 일종이자 아픔의 일종이다. 사람을 잃는 것이나 이념, 환상, 계획을 잃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자신의 미래와 희망을 대중 스타에 건 사람은 그 스타를 잃는 것이 견딜 수 없도록 비통하고 절망스러운 사건일 것이다.
자기 꿈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마침내 확인하거나 자신의 무능과 세상의 죄악을 직면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젊었을 때 만난 멋진 이미지들, 자기 자아상(self-image)을 그리는 데 힘을 준 이미지들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있다. 그렇게 부서지고 깨어지는 이미지들을 본다는 것은 희망을 상실하고 정신 나갈 것처럼 견디기 힘든 어둠을 경험하는 것이다. 전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많은 사람이 진부한 잔소리로 들릴 따름인 ‘낡은 단어들’에 피곤하고 짜증을 내면서도 여전히 그것들을 움켜잡고 있다.
‘참 이미지’(True Image)가 좋아서 낡은 이미지들을 기꺼이 버리는 것이 영적 성장이다. 그것은 끝나지 않는 회심이요 멈추지 않는 항복이다. 그것은 자기-섬김과 스스로 만든 자아상과 인간상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들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살아있는 실재 대신 이미지들을 예배하는 사람은 영적 성장을 멈추고 만다. 그런 맥락에서 ‘제1계명’은 참으로 힘 있고 날카로운 명령이다.
너희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 따서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출애굽 20, 4-5).
많은 사람이, 특히 종교인들이, 절망과 하느님이 함께 숨어 있는 실재(the reality)보다 그것의 이미지들과 쉽게 친숙해진다. 이 절망과 함께 걷기까지는 우리의 희망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성공, 자기를 남들과 다르게 만드는 능력, 스스로 만들어 세운 완벽한 인간의 이미지에 대한 희망임을 모를 것이다. 이 절망과 함께 걷기 전에는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것들 너머로 향한 참 희망을 결코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자기가 지금 지니고 있는 이미지들이 부서지고 깨어지는 것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죽음인 듯 보이는 저것 너머의 참 삶을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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