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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저편의 영원한 생명

동정 어머니가 세상에 낳으신 생명은 죽음 저편의 영원한 생명이다. 그것은 죽음, 악마, 어둠을 직면하고도 여전히 살아있는 이들을 위한 생명이다. 어머니 없이는 누구도 그 여정에 들 수 없다.
우리가 예수 눈으로 보는 것은 먼저 마리아가 당신 눈으로 보신 것이다. 어머니의 인생관이 그대로 자식에게 전해지는 법이다. 예수에게 인생을 보는 법과 신앙을 가르치신 것으로 보아 마리아는 틀림없이 훌륭한 영적 지도자였다. 예수가 보신 것은 어쨌거나 먼저 어머니 마리아가 보신 것이다. 두 분 눈에 하느님을 믿는 두 분의 신앙이 담겨있다.
마리아는 생의 양쪽 끝에서 벌거숭이 우리를 품에 안아주신다. 마돈나는 벌거숭이 우리를 태어나게 하시고, 슬픔에 젖은 피에타 어머니는 벌거숭이 우리를 죽음에 넘겨주신다. 그분은 우리의 감성을 키워 인간의 고통과 그에 대한 자비로 들어가게 하신다. 그리고 죽음이 닿을 수 없는 곳에서 한결같은 기쁨을 맛보신다. 
고난당하는 종의 어머니는 우리에게 삶을 신뢰하는 법, 삶과 죽음 사이의 공간을 신뢰하고 긍정하는 법, 그리고 반대쪽에서 죽음을 신뢰하는 법을 가르치신다. 하지만 그분이 신뢰하라고 가르치시는 삶이란 쉽게 만들어지는 삶이 아니다. 어느 한 순간에 우연히 발생하는 삶이 아니다. 그것은 죽음 저편의 삶이요 따라서 불멸하는 삶이다.
어머니는 십자가 발치에 서시는 것으로 우리를 가르치신다. 말은 한 마디도 없이, 그냥 신뢰와 공간과 침묵을 아들에게 내어주신다. 그렇게 그분은 현존하신다. 마리아 없는 교회는 테크닉과 생산과 기능의 교회다. 이기고 통제하려고 달려가는 교회다. 그 교회는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이념적이다. 신뢰보다는 근사한 일을 하려는 선한 의도들에 사로잡혀 있다. 신앙은 장애물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경험’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마리아 없는 교회는 신앙이 무엇인지 모른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 따라서 부활도 무엇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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