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기도
우리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일인데도 자기를 나타내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도 자기를 나타냈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두 사람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가장 내밀한 관계인 성행위를 가능케 하는 힘이다.
우리들은 자기를 남에게 나눠주는 법을 따로 배우지 않았다. 특히 사제들은 남에게 약점을 보이면 안 되고, 그러니까 자신을 잘 통제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렇게 훈련받았다. 그래서 하느님 앞에 있는 그대로 자기 약점을 보여드리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도 어렵기만 하다. 우리는 하느님‘에게’ 말씀드리기보다 하느님에 ‘관하여’ 말하는 게 더 쉽다. 사람들이 하는 대부분의 기도가 내 귀에는 2인칭으로 직접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라기보다 한 그룹의 대변인이 낭독하는 성명서처럼 들린다.
기도는 선하고 거룩한 교회의 철학을 담아야 하고, 설교를 준비하는 순서로서 머리로 잘 정리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어째서 우리는 하느님의 딸과 아들로서 앞에 있는 아버지에게 말하듯이 그렇게 기도하지 못하는 걸까?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데는 어린이의 태도가 필요하다. 언제나 자기를 잘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 아이가 엄마에게 말하듯이 그렇게 기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