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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갇힌 여인들

나는 앨버커키의 교도소 사목 신부다. 그곳 사람들 앞에서 설교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우리의 궤변 같은 이론이 없고, 모호한 언어놀음에 빠지는 일도 없다. 그들에게 죽음은 너무나 분명한 것이고, 사람을 파멸시키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사람을 파멸시킬 수 있는지도 분명하다. 현실을 직면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 그들의 상황이기에, 정신적으로 자기를 방어하려고 따로 애쓸 이유도 없다.
주일 미사를 세 번 드리는데, 한 번은 여인들을 위한 미사다. 감옥의 여인들은 자기들이 너무 나쁘다고 생각한다. 거기엔 이유가 있다. 남자들은 감옥에 갈 수도 있다. 알다시피, 남자는 본디 나쁜 종자니까! 하지만 여자는 아니다. 여자는 좋은 종자다. 여자들은 아이를 낳는다. 여자들은 지혜롭다. 그러니까 여자는 감옥에 가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감옥에 있는 여인들은 별도의 죄의식을 안고 괴로워한다. 그들은 계속 묻는다. “왜 내가 여기 있지?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아이들은 집에 있고 어머니인 그들은 감옥에 있다. 그런데 어떻게 아이들한테, 너희 어미는 나쁜 사람이고 그래서 지금 감옥에 있다고 말할 것인가?
그들을 상대로 사목하기 위해서 나는, 당신과 내가 자주 들여다보지 않는 깊은 곳을 파고 들어가야 한다. “종교”로는 모자란다. 그들은 믿음(faith)으로, 자신을 믿고 자기들을 버렸다고 생각되는 하느님을 믿는 믿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들이 스스로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그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이 처한 현실의 구조 또한 그들을 그렇게 정죄한다.
많은 체제들이 필요에 의해서, 지배계층의 이익에 기반을 두고 운영된다. 한 신학자가 물었다. “어째서 우리는 제5계명, ‘살인하지 말라’는 빙 돌아가면서 제6계명, ‘간음하지 말라’에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가?” 왜 사람을 죽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언제나 근사한 이유가 준비돼 있는 정부, 집권층 때문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그들의 ‘정의로운 전쟁’과 ‘합당한 응징’을 밀어주는 국민들이 있다. 나는 그것을 ‘제도화된 어둠’(institutionalized darkness)이라고 부른다.
바울로는 반(半)심리학적 언어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대항하여 싸워야 할 원수들은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세력의 악신들과 암흑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입니다.”(에페소 6, 12).
우리가 그것을 ‘세상’이라고 부르든, ‘구조적 범죄’라고 부르든, 체제가 우리를 악으로 몰아가는 억압의 권력이 분명히 있다. 그런 집단적 악은 집단적 선으로만 상대할 수 있다. 개인주의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감옥에 있는 여자와 남자들에게, 체제의 좋지 않은 공동체에 맞서는 좋은 공동체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그것을 ‘지원 그룹’이라고 부른다. 그것을 ‘교회’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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