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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1주기 기억주일 기도문
김영준 목사(민들레교회)
축제의 공간이 죽음의 시간으로 덮여버렸던 시월이십구일 이태원에
​여전히 햇빛과 비를 내리시는 하나님은 누구입니까.
무심히 햇빛과 비를 맞으며 살아야하는 우리는 무엇입니까.
누구인지 모를 하나님께 무엇인지 모르는 우리는 그저 기도합니다.
마른 뼈가 생령이 되었던 신비가 거기 참사 현상에서 현실되게 하소서.
신비가 현실되기를 바라 법을 제정코자 합니다.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제정하소서.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소서.
이태원참사특별법으로 피해자권리를 보장하소서.
생명안전기본법으로 국가는 사고에 대한 더 큰 감수성을 갖게 하소서.
이태원참사특별법으로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게 하소서.
생명안전기본법으로 모든 사람이 안전권을 행사하게 하소서.
이태원참사특별법으로 참사가 재발되지 않게 하소서.
생명안전기본법으로 참사에 대한 독립조사기구를 세우소서.
생명안전기본법으로 안전영향평가제도를 시행케 하소서.

옛날 광야로 나선 히브리인에게 십계명을 주신 하나님.
지금 광장에 나온 우리 사는 세상에 의로운 법을 새기소서.
있는 법이나마 지켜달라 없는 법은 만들어달라 부르짖는 슬픔마저
불법이라 단죄하고 슬픔도 형평으로 저울질하는 무심한 권력을 무너뜨리소서.

참혹한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참담한 슬픔으로 살아가야하는 유족들.
아름다운 계절 10월.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슬픈 사람들에게, 하나님 여전히 말씀하십니까? 
십자가에서 참혹하게 죽임당한 예수는 오늘 여기 서울 광장에서도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 말씀하십니까.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퍼할 것이라 선포한 시인을 따라
푸른 하늘 아래 푸른 잔디 위에서 슬퍼하는 이들에게 복을 내리소서.

영원히 슬픔으로 연대하는 이들에게 복을 내리소서.
슬픔을 셀 수 없어 영원히 슬퍼할 것이라 말할 수 밖에 없는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을 모릅니다.
다만 하나님이 우리 이름을 아십니다.
일백쉰아홉 한 명 한 명 이름을 아십니다.
슬픔마저 죽이려하는 악한 권력을 무너뜨리시고
슬픔으로 어깨동무한 약한 일백쉰아홉명 이름 이름을 부활케하소서.
예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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