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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기회와 포기 그리고 시작(1)

 

열심히 사는 삶에서 늘 기회가 오고 기회가 간다. 조금 살아보니 옛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 다 틀린 말씀은 아니란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기회는 늘 주어진다는 말! 무한 긍정을 함유한 문장은 희망고문을 할 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기회’는 사람을 선물한다. 또는 관계의 확장을 가져다준다. 누구나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살아있다는 것은 이 힘든 세상에서 열심을 버리면 살 수 없기 때문에 누구나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는 것이 죽기보다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라떼는 이런 말에 감동했다).

 

이런 가치관이 생기게 된 것이 군대 전역 후 처음 직장으로 선택한 은행에서 근무하면서 생겨났다. 정말 열심히 일을 했다. 당시 지점장과 차장, 과장이 나를 많이 좋아했던 것이 생각난다. “어린놈이 열심히 사네~”라는 평이 늘 귓가에 들렸다. 물론 가시 같은 인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부지런하게 살았다. 직원들은 나에게 한 푼이라도 더 손에 쥐어주기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맡겼다. 아침에 문을 여는 일(키당번)을 시켰다. 나에게 수당을 주기 위해 당번을 만들지도 않고 전담하여 할 수 있게 되었다. 매일 아침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30분 먼저 출근하여 문을 열었다. 

 

요즘은 청원경찰이 은행 안에서 안내를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경비나 보안의 역할보다는 서비스를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서비스보다는 보안의 역할을 더 많이 하던 때였다. 그래서 그냥 자리에 앉아 지키고 있거나 가끔 사람들에게 안내하는 역할을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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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대에 나는 시대를 더 앞질러 갔다고나 할까? 나는 문 앞에 서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현금지급기 앞에서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고, 청소도 하고, 가끔 주차도 대신 해주고, 동전도 교환해주는 일을 앞장서서 했다. 인사를 너무 크게 해서 내가 인사를 하면 직원들도 다 따라서 할 정도였다. 아마도 웨이터를 했던 경력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당시 처음 ‘방카슈랑스’라고 은행에서 처음으로 보험을 팔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나는 화재보험부터 여러 가지 적금보험 등을 손님들에게 많이 팔았다. 굳이 그런 것까지 하지 않아도 됐지만 난 보험도 팔고, 적금도 팔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제일 열심히 살 때가 이때였던 것 같다. 

 

요즘은 이런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런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던 때였다. 그렇게 열심히 인사도, 일도 열심히 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남에 따라 친분을 쌓는 사람들도 생겼다. 동네 지주(돈 좀 있는 사람)들도 알게 되고, 가난한 노부부와 친분을 쌓기도 하고, 매달 한두 번씩 오시는 분들의 얼굴도 익히고, 사람들과 대면하는 일이 전혀 어색함이 없게 되었다. 나는 이때 나의 경험이 목회에 좋은 영향을 많이 줬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친절이, 다가가는 훈련을 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은행에서 중요한 업무를 하나 더 맡게 되었다. 지점장은 나에게 많은 권한을 주었다. 일개 청원경찰에게 은행을 마감하는 일까지 맡길 정도였으니 뭐 인정을 받을 만큼 받았던 것 같다. 은행 업무가 끝나면 4시부터 문을 닫고 하루 동안 오갔던 돈들을 다 금고에 넣어야 한다. 작은 동네라 금고에 큰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인생에 볼 수도 만져볼 수도 없는 그런 돈을 만져 볼 수는 있었다. CD기(현금지급기)를 마감하고, 각 캐셔들을 돈을 다 모아 100만 원씩 묶고 또 100씩 10개를 모아 천만 원씩 묶어 금고에 넣는 일을 했다. 돈이 그냥 물건 같았다. 큰돈도 내 것이 아니면 그냥 짐이 된다. 돈의 가치보단 돈의 무게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돈을 보는 관점이 이때 변했던 것 같다. 간접적인 경험이지만 큰돈을 만져보니 돈이 돈 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은행에서의 일을 하면서 나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우선 사람들에게 벽이 없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또 사람과 주변을 관찰하는 직업병이 생겼다. 나는 어디를 가든 주변을 먼저 살피게 된다.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정보가 저장된다. 이런 나를 보고 아내는 제발 가족에게 집중하라고 말할 때가 종종 있다. 이 정도면 병에 가깝다. 이 병은 나를 참 피곤하게 한다. 운전을 할 때도 사이드미러나 룸미러를 정말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운전하고 나면 그 피로감이 더 많다고 생각이 된다.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면 생각지도 못한 보상이 따르게 된다. 보상을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일은 그냥 일로써 수당을 받는 것이지만 보상받는 것보다 삶에 충실하며 살아갈 때 주어지는 것은 선물이 된다. 나에게 선물은 사람이었다. 어느 날 교회에서 몽골로 비전트립을 간다고 하기에 나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선뜻 가겠다고 지원하게 되었다. 돈도 돈이지만 직장에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로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 더욱이 입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얼토당토하지 않은 일일 것이다.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되면 썰을 풀지도 않겠지만 그 당연한 일이 당연한 일이 되지 않았다. 직장인이 2주간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그런 상황을 알기에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냥 한번 물어나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과장님에게 말을 꺼냈다. 그런데 과장님은 자신이 갈 수 있도록 해보겠노라고 했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잘 다녀오라는 허락을 받게 되었다. 서울에서도 시골 같은 동네의 작은 은행에서 나 하나를 위해 본사에서 직원을 임시로 보내주겠노라고 했고, 나는 14박 15일을 몽골로 단기선교?(비전트립)를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선교를 다녀온 나에게 베풀었던 따뜻한 환영의 인사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후로부터 나의 삶의 좌우명이 ‘열심히 살자’가 되었다. 은행을 다니면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위해 희생을 해 주었고,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일이 많았다. 나는 이렇게 사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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