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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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우연히 호텔리어가 되다.(2)

이렇게 나는 호텔에서도 잘 적응하며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다. 호텔이라는 곳이 참 다양한 일들이 있다. 처음 내가 시작했던 보안요원이나, 벨보이, 하우스키핑, 메이드, 카운터, 지배인, F&B, 등등 다양하다. 신기하게 이 쪽 계열은 연을 맺으면 계속해서 줄이 연결되는 특징이 있다. 소개와 소개로 연결되고, 다양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무엇으로 일을 시작했느냐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나는 보안요원으로 호텔에 처음 발을 들여놨다. 그렇게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게 되었고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다른 직무에 추천을 받게 되었다. 컨시어지(concierge)라고도 하고 요즘 자주 사용되는 말인 코디네이터 같은 일을 하자고 제안이 들어왔다. 손님에게 객실을 소개하고 안내하는 역할인데 이런 일들을 통합적으로 하는 것이 지배인이라고 한다. 호텔에 가면 지배인이 많다. 진짜 지배인은 총지배인 한 사람이고, 나머지는 앞서 말한 컨시어지의 일을 한다. 

이러한 일을 하자고 제안이 들어왔었다. 고민이 참으로 많았다. 계속 이 길로 가면 앞으로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이렇게 그냥저냥 살아가겠지! 필요에 따라 사용되고 낡으면 버려지듯 그렇게 나를 하나의 물품으로 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학이냐 아니면 빛이 조금 보이는 그 길을 선택할 것인가? 어디에도 답은 없었다. 그러나 아직은 나에게 갈 길이 있기에 나는 복학을 선택하고 일을 그만두고 복학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나 대신 들어간 사람이 꽤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가 조금 아프긴 했지만 나는 나의 길이 있기에 아쉬워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몇 년 후에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같은 호텔에 다른 자리로 들어가게 된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람들은 1%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간다. 마치 바벨탑을 쌓아 올리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두가 자기 위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간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발전했다! 혹은 진보해 나간다! 라고 이야기한다. 또는 성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욕구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가 성장기에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러한 심리를 극화시키는 사회구조는 우리를 소모하게 만든다. 특히 호텔 같은 저임금 계층이 많은 사회 속에서는 이러한 심리적 압박이 더 크다. 계층이 많다는 것은 둘 중 하나다. 올라가거나 도태되거나! 더 이상 올라가는 것이 무의미한 사람들에게는 저임금 노동자들은 소모품에 불과한 사람들로 생각될 것이다. 내가 경험한 사회는 이러한 불합리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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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일을 하기 위해 여러 곳에 면접을 보다가 우연히 다단계를 하는 사람과 이상한 만남을 가진 적이 있었다. 자신도 목회를 하고 있다고 나에게 접근하고서는 1%의 환상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 이것저것 준비한 많은 자료들은 현혹하기 좋은 미끼였다. 그리고 1%의 환상을 위해 나와 같이 가자는 것이다. 그들의 신조는 단 하나로 보였다. ‘성공!!’ 지금도 서점에 가면 많은 서적들이 ‘성공’이라는 단어로 인생의 바벨탑을 쌓으라고 말하고 있다. 성공 다음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요즘은 ‘실패’에 대한 이야기로 웃기지도 않은 말들을 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결국 성공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목표가 정해진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단정하여 ‘잘되는 것’에 치환할 수 없으나 우리가 꿈꾸는 성공이 과연 우리가 바라는 것일까?라고 우리는 되돌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성공을 지향하는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예수님은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믿음이 좋은 분들은 예수님은 성공했다고 생각하겠지만(자신이 구원받았다고 생각해서) 그러나 믿음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예수는 실패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담과 하와를 지으신 것부터 실패였다. 그리고 예수님은 인간의 세계를 종말로 이끄실 것이기에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그나마 소수의 사람들을 구원하시기로 마음먹고 이 땅 위에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이 아닌가?(방 목사님 이단으로 생각되면 지워주세요^^) 모든 행위에는 그 이유가 있듯이 성공을 위해 사는 사람에게는 모든 행동의 인과관계에서 성공과 실패로 이분되어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우리가 추종하는 예수는 성공과 실패를 말하고자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그런 담을 허물기 위해 오셨음이 분명하다. 우리에게 참 자유와 평화는 수평적인 것이지 수직적인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예수는 기득권의 부패와 부당함에 저항하셨고, 누구나 하나님 앞에 공평함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던가? 또한 약자의 입장에 서신 분이 아니던가? 

그렇다. 성공을 위해 살기보단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삶의 방향이 맞춰진다면 우리가 꿈꾸던 진정한 성공은 내가 아닌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이 지금보단 성장하고, 진보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타인의 삶이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면 우리는 예수가 우리를 위해 헌신한 삶을 이바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세상 즉, 사회 속에 살아간다. 매일 저녁 퇴근시간에 지쳐있는 스스로를 보게 된다면 우리에게 주신 삶의 목적과 방향을 다시금 조율하며 우리의 분명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예수의 삶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사회 영성일 것이다. 사회 속에서 예수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불의와 싸우기 전에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 내 욕심과 욕구에 맞서는 것이다. 그것은 철저히 나를 외면하는 것이다. 즉 불의를 등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무엇이 불의인가? 그것은 달콤한 성공의 열매일 것이다. 이것을 외면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싸울 힘이 생긴다. 성공을 버리고, 실패를 거부하는 삶! 예수를 따르는 삶에는 이런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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