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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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생각의 전환은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한다. (2)

세상 속에서 선한 삶이 예수의 삶이 아니던가? 우리가 온전히 교회의 모양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 속에서의 사회화가 잘 이루어졌을 때 가능하다. 지금 기독교의 위기는 사회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보면서 손가락질하는 이유 중 하나가 상식 이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교회를 배격하고 있다. 과거 기독교는 자신들이 교회와 세상을 분리했으나 이제는 세상이 우리를 분리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세상을 중세시대에 까막눈으로 보는 오만방자함이 결국 교회를 아무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나락으로 떨어트릴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너무 비판만 늘어놔서 읽기 힘드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여기까지만 하겠다. 

대학을 다니면서 나는 다양한 일들을 만나게 된다. 매 학기마다 혹은 학교에 다니면서 일을 해야 했다. 내가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제일 큰 이유는 대학교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 때문이었다. 목적이 분명했다. 졸업이었다. 그중에서 몇 가지 생각 나는 일을 정리해 보자면 앞서 말한 에어컨 설치하는 일과 여행사에서의 일, 그리고 컴퓨터 a/s 기사로 일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복학했으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복학하고 나는 여행사에 취업했다. 시청 근처의 작은 여행사였다. 오전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오후에 출근해야 했다.

지금은 많이 없어지긴 했는데 여행사가 시청 쪽에 많이 분포되어 있었다. 내가 다니던 여행사는 직원이 4명 정도 되는 작은 여행사였다. 사장님께서는 코오롱 여행사에 간부로 있다가 퇴사한 뒤 여행사를 차렸고, 뒷배가 좋은 사람이었다. 한 예로 여권을 하루 만에 외교부에서 바로 만들어 올 수 있는 사람! 규모가 큰 여행사의 하청을 받아 진행하기도 하고 직접 사람을 모아 패키지로 여행을 주선하는 일도 했었다. 업무는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 주 업무는 큰 여행사의 일이 넘쳐서 의뢰가 들어오면 여권을 만들어 주거나 비자를 끊어 주고 항공권까지 대신 처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두 번째는 공항에 대기 중인 직원에게 서류를 보내주면 공항에서는 센딩(비행기 타기 전까지 모든 일 처리)을 하는 일이다. 나는 이 일을 주 업무로 했었다. 대체로 센딩은 큰 회사가 직접 하지 않고 작은 회사에 하청으로 준다(공항에 가면 피켓 들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나는 주로 서울의 사무실에서 공항의 직원들에게 여권 및 항공권을 보내주는 일을 했다. 

세 번째는 소규모의 모임을 구성하여 패키지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특별히 이 일은 일 년에 몇 번 하지는 않았다. 다른 일로도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일이 아니었다. 작은 여행사의 일은 수수료 받아내는 일이 주 업무다. 여권, 비자, 간혹 문서위조(중국 비자를 만들려면 명함이 있어야 하는 경우), 각종 까다로운 일들을 했다.
 
당시 2000년대 초반에는 너도나도 해외여행 간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또 여권에 찍히는 종로구청 표기(JR) 영문을 받기 위해 종로구청에 새벽부터 줄을 선다. 마치 강남구청 자동차 번호판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여권은 종로구였다. 미국 대사관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다들 종로구청에서 받기를 선호했다. 이 일들을 작은 여행사에서 대신해주었다. 지금은 금세 발급되지만, 당시만 해도 여권이 나오려면 빨라야 열흘이었다. 

나는 매일 출근을 했다. 시청 인근의 큰 여행사들을 찾아다니며 여행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오기도 하고 인천공항 가는 버스에 서류를 보내기도 하고 직접 가서 센딩하기도 했다. 그렇게 열일을 하던 중 걸어 다니기가 힘들어서 친구에게 자전거를 빌려서 시청과 광화문 그리고 종로를 종횡무진하며 다녔다. 이런 내가 이뻤던지 사장님께서는 자전거를 한 대 사주시기도 했다. 이 경험은 나에게 즐거운 일이기도 했지만 특별한 일이기도 했다. 

여전히 방학은 쉼의 기간이 아니라 노동의 기간이었다. 대학에서 방학을 길게 주는 이유 중 하나가 돈 벌어서 학교에 갔다 내라는 의미도 내포해 있는 것 같다. 열심히 방학 내내 돈을 벌고 학교에 등록금 내면 허탈함이 든다. 공부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떤 무식한 사람들은 돈 벌 시간에 공부해서 장학금 받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식 자랑 중에 장학금 받았다는 자랑도 가끔 듣는데 그런 소리 들을 때마다 속이 뒤집힌다. 어쨌든 공부보단 돈 버는 쪽을 택했던 나에게 삶의 경험은 풍부해졌다.

몇 학기가 끝나고 나는 새로운 일을 찾게 되었다. 컴퓨터 A/S를 하는 일이었다. 물론 고장 난 것만 만지는 것은 아니고 납품받은 컴퓨터를 대량으로 설치하는 일이었다. 이 일은 친구의 소개를 받아 아르바이트로 했던 일이었는데 돌아보니 직장처럼 다녔던 것 같다. 집에 겨우 돌아가는 컴퓨터 한 대 있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 일은 내 삶에 정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공무원이면 누구나 아는 회사이다. ATEC이라는 회사인데 국가기관에 컴퓨터 납품을 하는 회사이다. 그래서 근무지는 항상 공기업이었다. KBS부터 각 국가 주요 기간과 은행, 군부대 등 대부분의 컴퓨터와 모니터가 이 회사의 제품을 쓴다. 이 회사의 제품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대부분 조립 컴퓨터였다. 나는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 중에도 에이스였다. 그래서 나에게 몇 곳을 배정하여 상주하게 했는데 수서에 있는 지역난방공사와 석유공사 등등 유지보수를 전담하여 맡아서 일했다. 어느 날은 시골에 있는 보건소(분소?)에 가서 컴퓨터를 고쳐주기도 하고 이곳저곳 발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녔던 적도 있다. 

대부분 하는 일이 컴퓨터를 분해서 먼지를 제거하고 자료를 백업하고 윈도를 다시 깔아 준다든지 네트워크를 잡아 주거나 컴퓨터 설치하는 일을 했다. 가끔은 전문적인 일을 하기도 했는데 부품을 교환해 주는 일이었다. 모니터를 분해하고 부품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특이했다. 뭐든지 했다. 지하철 개찰구 카드리더기를 설치하기도 하고 지금은 너무도 익숙한 것이지만 당시에는 혁신적인 것 중에 택시에 카드리더기 설치하는 일이었다. 이제 카드로도 택시를 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물론 당시에는 카드로 택시비를 계산하면 눈초리를 받거나 욕을 먹는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나는 그 혁신 속에 있었다. 

예기치 못한 삶의 경험 속에서는 나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생각의 전환은 신념을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게 한다. 나에게 있어 이 시기는 인생의 전환 포인트가 되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눈과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변했고,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기 위해 한치의 두려움도 없었다. 또한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일이 나를 성장시켰다. 내가 가지고 있던 아집을 넘어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신념을 돌아보고 자신의 아집을 넘어서 보려고 하는 의지를 갖는다면 이는 자신을 성장시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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