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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시련 속에서 찾은 또 다른 길(1)


그래서 결정적인 말 한마디를 던졌다. “목사님, 지금 목사님께서는 노동력을 착취하고 계신 겁니다.”라고 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면서 목사님께서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 후 대략 1시간가량 말다툼을 하다가 나는 교회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나 또한 많이 화가 나 있던 터라 전화를 꺼 놓고 상대를 하지 않았다. 오후에 차량 운행을 해야 했음에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 그려졌다. 여러 가지 많은 생각들이 스쳤다. 슬픔이 몰려왔다. 이렇게 침묵하는 저항밖에 할 수 없는 내 처지가 한탄스러웠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나는 일주일 정도 침묵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지금까지도 이렇게 끝을 맺어 본 적이 없던 터라 마음이 많이 어려웠다. 이 경험이 나의 삶에 큰 오점으로 남아있다. 사역지를 그렇게 빨리 사임해 본 적도 없을뿐더러 내 인생이 참 슬펐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했고, 그 첫 번째에 실패했다는 생각에 나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목회자들이나 지도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근·자· 감(근거 없는 자신감). 자신이 행하는 일들이 무결하다고 생각하거나 제 생각이 옳다고 맹신하는 사람들은 남의 처지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늘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 못 된 가치관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이 만들어 준 권위가 아니라 스스로 세우려고 하는 권위는 늘 오류를 품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할뿐더러 알려고 하지도,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것을 교만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많은 교회가 이런 부당한 대우를 한다. 교회에 속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곳에서는 주일 사역도 하고 평일에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자격증 걸고 일하는데 사례비는 사회복지시설 규정에 적용된 금액만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은 분명 부당하고 불법적인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런 일들을 자행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감리교단처럼 수련 목회자 제도가 있는 교단에서는 더더욱 순진한 수련 목회자들에게 멍에를 씌어 이런 일들이 많이 자행하고 있다. 물론 교회 사역을 좋은 마음 갖고, 덤으로 하든, 복지시설에서 봉사를 하든 그것은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지만, 노동의 개념으로써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교회의 개혁은 상식이 통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교회들의 문제점 중 제일 큰 문제점은 자기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세상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어도 교회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할 때 교회는 고립되고 계속해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교회가 사회복지를 하는 곳을 보면 대부분 잘못된 가치관을 갖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킬 거란 기대와 각오를 하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교회가 사회복지시설과 제도의 운용에 있어서 가져야 할 우선적인 자세는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교회의 성장을 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교회와 사회복지사업은 분명하게 분리되어야 한다. 많은 교회가 접근을 잘못하고 있다. 절대 사회복지제도가 교회를 성장시킬 수 없다.(물론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보이는 현상만이 다가 아니다) 교회의 이러한 활동을 국가는 활용하고 그 공로는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권력을 칭송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나는 예수의 가르침에 세상을 변화시키라는 말씀을 본 적이 없다. 예수는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나를 따라오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이다.” “나를 믿으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다수 중심적으로 말씀하고 있지 않다. “두세 사람이 모인 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겠다.” 이 말씀은 개척교회가 많은 성도를 모을 거라는 비전과 기대를 품고 미자립교회 현실을 정당화하기 위한 대표기도의 단골 성구가 아니다. 다수의 모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가짐을 요청하는 말씀이다. 예수와 개인의 관계가 변화의 그 중심에 있다. 

그렇듯 구원의 본질은 포괄적이지만 유추하는 현상은 제한적이며 구체적이다. 예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변화되길 바라셨다. 이러한 개개인은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세상의 빛이 된다. 예수는 다시 오셔서 우리 개개인을 구원할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는 말씀을 하셨다. 예수의 마지막 명령이라고 하는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어라.”라고 하신 말씀 또한 우리는 잘 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땅끝이라는 표현은 Land가 아니다. 우리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의 사명은 단체나 국가를 향해 교회의 체계나 관습 그리고 분리하고 구별을 강요하라는 것이 아니다. 땅끝에 서 있는 그 한 사람에게까지 친절을 행하며 사랑하라는 것이다. 성경에 대한 해석을 자기 마음대로 했다고 하면 섭섭할 수 있으니 오해했다고 하자. 과거 기독교의 선교활동은 집단적 포교 활동으로 착각했기에 과거 서양의 제국주의가 침략의 도구로 사용했다.

개인이 사라진 교회는 집단주의에 빠져서 마치 국가를 구원할 것처럼 설친다. 이렇게 교회가 집단화될 때 교회는 횡포를 일삼는다. 그러나 진정 구원에 이른 이들은 세상 속에 녹아져 살고 있다. 마치 알곡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나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이 말은 구원이 교회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에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그 밭 전체를 구원할 능력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회복지제도와 사업을 운영함에 있어 분명히 분리되어야 하고 만약 교회가 복지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순수하게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과 인애를 품고 접근하고 운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사회복지제도는 결코 사람을 구원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교회의 복지사업에 참여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것은 오로지 기쁨과 만족이면 충분하다.

이러한 어설픈 상황이 있고 난 뒤 나보다 어리지만 아신대에 먼저 입학한 동생한테 연락이 왔다. 때마침 자신이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 사회복지사를 충원한다는 것이었다. 그 동생이 일하는 곳은 경기도 양평 용문산 자락에 있는 양평에서 세 손가락 꼽을 정도로 큰 요양병원이었다. 그곳에서는 노인전문병원과 요양원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어느 날 나는 양평군 용문면에 있는 그 병원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 세상이 하얗게 눈에 덮이듯 나의 아픔과 창피함도 다 가려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또 다른 삶의 터전을 좇아 집을 나오면서 가져왔던 짐들을 다시 차에 실어 산골짜기로 꾸역꾸역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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