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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사랑 그리고 결혼(2)


사랑이라는 감정은 변덕스럽다. 세상의 노래는 만남보다 이별이 많고 이별보다 그리움이 많다.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 다양한 사랑을 한다. 그러나 사랑의 끝이 아름답지 못한 것은 모두가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랑과 이별은 극과 극이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하게 기쁘다가도 이별의 시간이 되면 그 무엇보다 슬프고 괴롭다. 아마도 기쁨이 큰 만큼 아픔도 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그리고는 또 모든 것을 다 꺼내어 오늘만 살 것처럼 서로에게 주는 것이 젊은 날의 사랑이 아닐까? 청춘이 좋은 이유는 사랑으로부터 받은 상처의 치유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월드컵이 한창이던 시절 기쁨도 환희도 접어 둔 채 2년 6개월의 사랑에 쉼표를 찍었다.

사랑이라는 정의는 개인마다 다르고 상황과 이유가 다르기 때문에 개인마다 다양한 사랑의 철학이 있다. 나에게도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며 한 가지 사랑에 대한 정의를 하게 되었다. 요컨대 변질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사랑에는 과거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현재의 감정과 상황에 충실하면 사랑한다고 말한다. 물론 현재의 감정에 충실했던 개인에게 있어서 그 사랑의 가치는 무한하다. 그 사랑이 기쁨이나 슬픔 혹은 아픈 것 또한 추억이 된다면 그 가치는 소중한 감정일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랑의 완성은 미래 품고 있는 현재여야 한다. 미래를 품기 위해서 우리는 오래 참음으로 지금의 사랑을 지켜야 한다. 사랑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정말 쉬운 일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여정이다. 유재하의 노래 제목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성경에서 주야장천 사랑을 말하는 이유도 사랑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4년이 지나자 또 월드컵이 돌아왔다. 느낌이 이상했다. 4년 전 이별의 아픔이 생각났다. 모두가 들떠있던 그때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았고 과거의 아픔이 생각나면서 외로움은 점점 더 심해져 갔다. 나의 심리는 매우 불안했다. 그나마 월드컵이 4년마다 열려서 다행이지 1년마다 하는 이벤트였다면 매년 시즌 맞이 슬픔으로 살아가야 했을 것이다.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건대 절대로 국경일이나 특별한 날을 피해 일상적인 날에 이별하기를 추천한다. 이렇게 미완성으로 끝이 난 사랑의 완성을 위해 다시 그녀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20대 초반에 풋풋함은 사라지고 어느덧 완숙미가 느껴졌다.

연인이 헤어지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그해 6월에 다시 만나고 두 달 만에 상견례를 했다. 상견례가 끝나고 전세자금 대출을 위해 10월에 혼인 신고를 미리 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식은 12월 18일 그해 겨울 중 손에 꼽힐 만한 추위 속에서 결혼식을 했다. 당시 모아둔 돈도 없었고 학교도 다녀야 했기에 아무것도 없이 결혼을 준비했다. 당시 월급 받은 돈으로 결혼을 준비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주머니에 돈 한 푼 없이 결혼을 해야 했기에 모든 것이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장인 장모님도 대단하다. 결혼할 준비도 되지 않은 사람에게 결혼을 허락한 것은 대단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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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속전속결이었다. 그리고 신혼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과천과 사당, 양평, 양수리 등 집을 구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동작구 사당에 비좁은 월세를 얻어 신혼집을 마련하였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참 무모했다. 당시에 아내도 대학에 다닐 때였다. 아내는 성결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에 학사편입으로 다니고 있었기에 신혼 생활은 늘 궁핍하고 어려웠다. 그러나 외로움으로 살아가기보다 가난하지만 함께 사는 것이 나에게는 더 유익했다.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것에는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 요즘은 비혼이라고 해서 결혼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을 보면 때를 놓쳐 혼자 살아가는 사람도 보게 된다.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그 또한 좋은 방법일지 모르겠다. 결혼이 모든 삶의 답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많은 인생의 답 주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서 사랑과 결혼은 미래를 여는 문과도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은 신이 우리에게 남겨놓은 형상과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결혼을 통해 창조의 삶을 살아간다. 비록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우리를 괴롭게 할지라도 그만큼 성숙해 가는 가게 되는 것이 결혼이 아닐까? 결혼은 준비가 되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이 준비되지도 않는다. 불완전한 상태에서 완전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결혼인 것이다. 혹 사랑하는 사람은 있으나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미루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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