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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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마을 속으로 들어간 목회 (2)


한발 더 나아가 사회화되어간다는 것은 마을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 안에 성숙이 있다. 나와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함께한다면 각각 개인의 한계선을 더 뒤로 무를 수 있다. 성서에서 말하는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 10:24~25)라는 표현은 신앙 공동체가 사회화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회화란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을 이루는 집단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 위에 세워진 마을공동체를 의미한다. 더 진보적으로 표현하자면 마을로 향해 가는 것이 성화를 향해 가는 발걸음이며, 그곳에 구원에 이르는 길이 있다. 사랑과 선행을 이루는 곳,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곳 그곳이 바로 마을이다. 

코로나 이후 교회의 개념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과거 코로나 이전에는 온라인 혹은 방송으로 보는 설교는 그냥 참고자료 정도로만 생각했고 주일 교회에 안 가고 집에서 예배드릴까 봐 부정적인 것으로만 생각했다. 즉 과거 가나안 성도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생각들이 주를 이루었었다. 코로나 시국이 도래하자 교회들은 크건 작건 모두 온라인으로 예배를 전향했고, 몇몇 교회들이 대면 예배를 고집하다 사회화되지 못하여 손가락질을 받는 일이 생겼다. 그 누구도 이제는 온라인 예배에 대해 부정할 수 없다. 온라인에도 거룩한 공회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교회가 세상과 함께하지 못한다면 그 교회는 이미 “사랑과 선행”도 없는 외면받는 집단에 불과하다. 그들은 오로지 ‘모이기를 폐하는’ 데만 집중되어 있다 보니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가 바꿔 놓은 것은 모이지 않는 교회, 가정이 교회가 되고, 회사가 교회가 되는, 보다 확장적이며 유연한 교회의 흐름을 만들었다. 앞으로 코로나가 끝나도 교회는 널리 퍼져 있는 성도에 대한 생각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교회 즉 에끌레시아는 ‘메타버스’를 향해 가야 한다.

교회를 처음 세우면서 나는 지붕이 없는 교회 찾아가는 교회를 꿈꿨다. 다른 말로 이런 교회를 선교적 교회라고 부른다. 수련목회를 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선교적 교회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해왔다. 그래서 내가 시작한 것이 찾아가는 교회였다. 찾아가는 교회는 연약하고, 사회 약자들을 찾아가 함께 예배하는 것이었다. 수련목회 때부터 지금까지 벌써 꽤 오랜 시간 근처의 요양원을 찾아가 예배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네 곳을 정하여 70여 명의 어르신과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과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딱 한 곳을 정하여 예배하기 시작했다. 어르신들과 함께 웃고 떠들고 노래하고 말씀도 전하면서 나는 그 안에 하나님께서 계심을 느꼈다. 격식 없이 하나님을 아뢰는 곳에서 나는 설렘을 느꼈다. 그곳에 성령님이 계셨다. 이렇게 찾아가는 교회를 세워가고 있다.

삶의 마지막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에게 복음은 절실하게 필요하다. 혹 평생에 예수를 몰랐더라도 영원을 향한 바람과 소망을 심어주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많은 교회가 집중하고 있는 성도의 분류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계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건물을 세우고 그것을 유지하려는 생각이겠지만 정말 복음이 필요한 곳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세상의 복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추구한다. 기독교는 요람에서 천국까지 이끌어야 함에도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다. 노인이 되면 도움을 주는 일보다는 도움을 받는 일이 많아진다. 교회의 역할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만 생각하는 것은 뭔가 이상한 것이 아닌가? 또한 상처받고 교회를 떠나 교회 근처도 오지 않는 이들이 많다. 우리는 그들을 ‘가나안’ 성도라고 구분 지어 부른다.

우리가 건물을 떠나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별과 차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교회에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나와야 한다.’ 물론 각 교회와 건물마다 의미와 역할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여들기를 기다리며 문을 크게 만들어 열어 놓는다고 해도 사람들은 들어오지 않는다. 물고기가 없는 바다에 그물을 던져 놓고 기다려도 고기는 잡히지 않는다. 물고기를 찾아가서 그물을 던져야 낚을 수 있을 것이 아닌가?(성경적 표현-낚는다.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음) 베드로가 밤새 헛짓을 한 이유는 물고기가 없는데 가서 기다리니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교회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특별하지 않은 곳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개인, 개별화되어가는 시대에 젊은이들이 교회로 모이지 않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임에도 왜 모이지 않는지 한탄만 하는 경우도 많다. 다시 말해 교회는 매력이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교회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계층 즉 도움을 주는 계층에 관심을 갖지만 결국 남아 있는 사람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계층만 남아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그것이 내가 찾은 교회의 답이었다. 

나는 지붕 없는 교회를 위해 마을로 나갔다. 마을에서는 교회의 딱지를 떼고 목사라는 크리스천 딱지만 가지고 지역사회로 살짝 발을 들여놓았다. 목사라는 딱지는 아는 사람이 몇몇이 있어서 떼려야 뗄 수가 없었다. 처음 마을에서 시작한 것은 작은 봉사부터였다. 저소득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도시락을 만들어 점심을 제공하는 일을 시작으로 지역 어르신 잔치를 돕기도 하며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고착화되었던 기존 주민자치위원회(김대중 정권이 추진한 주민자치)의 개혁을 위해 시작한 시범 사업인 ‘마을계획단’이라는 새로운 주민자치를 위한 단체의 위원으로 당시 동장의 추천을 받아 활동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마을계획단의 시범 사업이 끝나고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와 융합하여 주민자치회로 새롭게 구성되었다. 벌써 서울에서는 3단계 사업이 시작되고 있다. 

혹 지역사회의 사역으로 들어가려고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주민자치회를 추천한다. 지역사회로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 주민자치회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이렇게 주민자치회를 하면서 나는 지역을 품기 시작했다. 나와 별 상관도 없던 마을! 거주하기만 하는 마을! 특히 그동안에 이동이 많았던 나는 마을에 대한 개념이 크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작은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일들이 목회가 되고 사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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