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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속탄 금지 협약’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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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탓루앙 광장으로 라오스 청년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그들은 ‘UXO’라는 글자가 새겨진 똑같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광장 한 편에 부스를 차리기 시작했다. 저녁 운동을 하던 시민들은 이 청년들의 모습이 재미있고 궁금했는지 부스 옆으로 와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청년들 중 하나가 대답했다. “우리는 라오스에 뿌려진 ‘집속탄’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라오스에는 폭탄으로 인해 목숨이나 신체를 잃어버린 사람이 아주 많아요.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집속탄(Cluster Bomb)이란 확산탄 혹은 모자(母子)탄이라고도 불린다. 한 개의 폭탄 안에 수십, 수백 개의 작은 폭탄이 가득 채워져 있고, 그것이 공중에서 터지면서 안에 들어있던 작은 폭탄들이 흩어지며 넓은 범위에서 터지게 되는 대표적인 대인살상용 폭탄이다. 이 ‘집속탄’은 인도차이나 전쟁 시기에 라오스 전역에 뿌려진 바 있다. 폭탄들이 터지면서 많은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가고 라오스의 국토를 황폐하게 했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상당수 작은 폭탄들이 바로 터지지 않고 그대로 땅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이 수많은 ‘불발탄’(UXO, Unexploded Ordnance)은 전쟁이 끝난 후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라오스인의 삶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집속탄이 가지고 있는 비인도적인 측면을 인식한 국제사회는 ‘집속탄 금지 협약’(The Convention on Cluster Munitions, CCM)을 맺기에 이른다. 이것은 집속탄의 사용과 보유 및 제조를 전면 금지하는 UN 국제 협약이다. 2010년 8월 1일에 발효되었고, 2022년 2월 현재 총 123개 나라가 이 협약에 참여하고 있다. (110개 나라에서 서명 및 비준, 13개 나라는 서명은 했으나 아직 비준하지 않음) 라오스도 서명 및 비준함으로 이 협약에 참여한 나라 중 하나이다. 금년 8월 1일은 발효 12주년이 되는 해로, 이 날을 기념하며 뜻있는 라오스 청년들이 집속탄의 위험과 피해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코이카’와 ‘지구촌나눔운동’을 통해 모이고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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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불발탄으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가 여전히 상당하다. 불발탄 제거와 인식 교육 등을 통해 불발탄의 영향을 줄여나가는 것이 라오스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 중 하나이다. 한편 ‘집속탄 금지 협약’의 세부사항에 따라, 라오스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집속탄 잔재인 불발탄의 위험에 대한 인식 교육 및 지원을 하고 국제 협력을 이어갈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을까? 20220821_l08.jpg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과 함께 ‘집속탄 금지 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한국 정부는 분단이라는 특수한 안보상황에 있다는 이유로 집속탄 보유를 주장하며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집속탄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집속탄의 주요 생산 및 수출국이기도 하다. 

우리는 라오스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함께하고 그 삶에 동행하겠다 다짐하며 이 땅에 왔다. 그리고 불발탄 문제를 알게 되었고 그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나의 나라는 집속탄을 사용하지 말자는 세계 협약에도 가입하지 않았을뿐더러, 누구보다 앞장서서 생산하고 있다니. 이런 아이러니를 마주하니 마음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라오스 국민들을 상대로 교육과 캠페인을 하는 것만큼이나 한국에서의 인식 교육과 활동도 시급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웃이 처한 어려움은 온전히 그의 몫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진정 우리에게는 책임이 있다. 
* 좋은만남교회 홈페이지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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