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laos.jpg
조회 수 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마스크 나눔을 위해 초등학교에 가다.

*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학교에 오는 길이었어요. 신호 대기중 옆에 서있는 픽업트럭 짐칸에 여성분 여러 명이 타고 있었어요. 아마도 일일노동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어요. 그런데 하나 같이 마스크가 너무 오래되어 보이는 거예요. 도대체 마스크 하나를 몇일 동안이나 썼는지 새까맣게 보이더라니까요. 마스크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내려서 주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가진 것이 없었어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수년째 전세계를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다. 지난 해 우리는 코로나 방역물품 지원을 위해 라오스 남부 살라완이라는 지역을 방문했다. 이웃나라에서 이주 노동을 하던 노동자들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비자발적으로 라오스에 돌아와야 했던 터에 해외유입 감염자가 폭증하던 시기였다. 격리 대상자들이 작은 초등학교 교실에 수십 명씩 나누어 격리되어 있었는데, 물, 식료품, 마스크 등은 물론이고 작은 체온계 하나 구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더구나 라오스는 의료체계가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20220501_01.jpg

라오스의 코로나 상황은 지난해 말 잠시 좋아지는 듯 했지만, 올해 초 오미크론의 거센 확산세를 피할 수 없었다. 아무리 치사율이 높지 않다지만 의료체계도 영양상태도 좋지 않은 이들에게 코로나 감염은 치명적이었고, 어쩔 수 없이 생활 전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마스크는 최소한의 방어책이었다. 


이런 라오스의 상황을 잊지 않고 한국에서 보내준 마스크 10만장(어른용 7만장, 어린이용 3만장)이 얼마 전 도착했다. 이중 어른용 4만 6,000장은 각각 남부 살라완주와 북부 퐁살리주의 빈곤계층에게 나누어 전달되었고, 나머지 어른용 2만 4,000장과 어린이용 3만장은 수도권 인근의 현지인 ㄱㅎ와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나눔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최근 <시윌라이 초등학교>와 <반콘팽 초등학교>, 학교 두 군데를 방문하여 마스크 나눔 행사를 진행하였다.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은 곳은 지난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수도 비엔티안 옆에 위치한 버리캄싸이주이다. 라오스국립대학교에서 어학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에는 갈 수 없어서 되도록 가까운 장소를 선정해야 했다. 결국 가게 된 곳은 수도 비엔티안에서 2시간 반 거리에 있는 버리캄싸이주 팍산시에 있는 <시윌라이 초등학교>.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지만 아이들의 학과시간에 맞추려면 아침 일찍 출발해야 했다. 학교가 있는 팍산시는 버리캄싸이주의 주도에 해당하는 큰 도시이다. 지난번 남부탐방을 할 때 들렸던 도시인지라 낯설지 않아서 발걸음도 가벼웠다. 이번 여정에는 얼마 전부터 함께 일하고 있는 캄팟님도 함께 동행했다. 캄팟님은 사진과 동영상 기록을 담당했다. 


20220501_02.jpg  20220501_03.jpg  20220501_04.jpg  20220501_05.jpg

20220501_06.jpg  20220501_07.jpg


<시윌라이 초등학교>는 생각보다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어서 첫인상이 참 좋았다. 라오스에 와서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다른 어떤 시설보다도 학교 건물과 교실이 낙후되어있는 모습이었는데 <시윌라이 초등학교>는 사립학교가 아니라 국립학교임에도 상당히 깨끗했다. 우리가 준비한 것은 불과 마스크 몇 상자와 손소독제였지만 아이들도, 학교 선생님들도 우리를 환대해주셨다. 그 만큼 지금 라오스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또 방역물품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체감하게 되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참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하지만 마스크 뒤로 보이는 아이들의 반가운 미소를 만나며, 온몸에 땀이 흐르는지도 모른 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20220501_14.jpg 20220501_16.jpg 20220501_15.jpg 20220501_18.jpg


두 번째는 비엔티안 수도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반콘팽 초등학교>를 다녀왔다. 반콘팽 초등학교는 비엔티안주 산텅시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이지만 학교가 있는 반콘팽마을은 두메산골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하긴 비엔티안 시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우리 집 근처도 높은 건물이 거의 없는 편이니 이 곳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시윌라이 초등학교>에 비해 이 곳 <반콘팽 초등학교>는 시설이 그리 좋지 못했다. 어둑어둑한 교실, 잘 정비되지 못한 운동장과 학교의 이 곳 저 곳이 눈에 띄어 마음을 스산하게 했다. 학교에 도착했는데 이미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와 줄을 서있었다. 최근 코로나가 또 다시 확산일로에 있어서 방역차원에서 마스크 나눔을 실외 운동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하신다. 

줄을 서 있으려니 여러 가지로 힘들 텐데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아이들은 연신 즐거워한다. 그러다가 낯선 외국인인 나와 눈이 마주치면 이내 표정이 굳어지다가도 다시금 장난스런 눈빛이 반짝반짝. 이 곳 아이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참 싱그럽고, 기쁨이 생겨난다. 물론 이 아이들에게도 낯선 이방인의 방문이 특별한 이벤트가 되어준 듯 했다.  


감사한 마음들이 모여 머나먼 라오스까지 긴 여정을 달려온 마스크들은 오미크론 3차 대유행으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곳 라오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여러 손길들이 함께한 덕분에 풍성한 나눔이 가능했음을 깨닫는다. 보내주신 손길에 보답하는 우리의 발길은 앞으로 더욱 분주해질 것이다. 부디 감염병으로 부터 모두가 자유로워지길 소망하며, 무엇보다 안전과 기쁨, 그리고 감사의 나눔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20501_08.jpg 20220501_10.jpg

20220501_09.jpg 20220501_11.jpg  20220501_12.jpg  20220501_13.jpg

20220501_17.jpg

?

  1. 위기 속의 위기

    위기 속의 위기 지금 라오스는 위기에 봉착했다. 아니 실은 전세계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올해 초에 시작된 끔찍한 전쟁의 소용돌이는 지구 공동체 모두를 공포와 적대적 분위기로 휘몰아가며, 세계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형국이다....
    Date2022.07.02 By좋은만남 Views31
    Read More
  2. 묵직한 걸음을 걷고 싶은 날

    묵직한 걸음을 걷고 싶은 날 함께 라오스 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귀환하시는 분의 환송회를 겸하여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루앙프라방에 다녀왔다.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인 루앙파방(라오스식 발음)은 아직 코로나의 상처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듯, 여...
    Date2022.06.11 By좋은만남 Views24
    Read More
  3. UXO(불발탄) 예방교육에 동행하다.

    UXO(불발탄) 예방교육에 동행하다. *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13-14일, 나와 인디(정유은 활동가)는 버리캄사이주의 주도인 팍산시에 다녀왔다.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에서 현지 청년들과 함께 라오스의 UXO(불발탄)문제에...
    Date2022.05.21 By좋은만남 Views34
    Read More
  4. 마스크 나눔을 위해 초등학교에 가다

    마스크 나눔을 위해 초등학교에 가다. *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학교에 오는 길이었어요. 신호 대기중 옆에 서있는 픽업트럭 짐칸에 여성분 여러 명이 타고 있었어요. 아마도 일일노동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어요. 그런데 하나 같이 마...
    Date2022.04.30 By좋은만남 Views37
    Read More
  5. 라오스 최초의 기차 ‘란쌍호’를 타다.

    라오스 최초의 기차 ‘란쌍호’를 타다. 라오스의 역사는 1353년, 루앙프라방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파응움왕은 북부의 루앙프라방을 중심으로 ‘란쌍왕국’이라는 라오스 최초의 통일왕국을 세웠다. 특히 메콩강줄기와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 루앙프라방...
    Date2022.04.02 By좋은만남 Views85
    Read More
  6. 교복을 입고 처음으로 등교하는 날

    교복을 입고 처음으로 등교하는 날 드디어 라오스국립대학교의 오프라인 등교가 시작되었다. 지난 해 9월 라오스국립대학교 삐끼암 과정에 입학원서를 접수한 이후 정확히 6개월 만이니, 참으로 오래 기다렸다. 코로나 위기로 멈추었던 사회가 지난 해 말부터 ...
    Date2022.03.12 By좋은만남 Views4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