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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최남단, 빡세와 시판돈에 다녀오다.



우리는 일주일간 라오스 남부를 탐방하였다. 이번 일정을 통해 우리는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광과 미소가 멋진 사람들을 만나며 라오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사바이디-" 가는 곳 마다 미소와 함께 서로를 향해 놉므(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는 인사)하는 이 곳의 인사는 남부에서 더욱 정겨운 힘을 발휘한다. 사람들의 몸짓과 눈빛 속에는 의례적이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진심으로 환대해주는 묘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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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km 가까운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지역의 거점이 되는 곳을 여러 군데 들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이동과 모임이 제한되어 갑갑했던 비엔티안과는 달리 남부의 도시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심지어 교복을 입은 아이들도 만날 수 있었으니 말이다.(이 곳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모두 교복을 입는다) 낯선 풍경이다 싶어 생각해보니 코로나로 인해 대면수업이 중지되었던 터라, 지난 8개월 동안 교복 입은 학생들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라오스 최남단에 있는 시골 섬마을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노닥거리다 보니 어느새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과 자유로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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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에서 남부로 향하는 길은 ‘13번 도로’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지난 번 마스크 나눔을 위해 ‘살라완’이라는 도시에 갈 때도 이 길을 통했다. 13번 도로를 따라 쭉 남쪽으로 내려가면 라오스 남부 최대의 도시 빡세(pakse)를 만나게 된다. 빡세는 라오스 최남단에 위치한 ‘짬빠삭주’의 주도이며, 비엔티안, 루앙프라방, 사완나켓과 더불어 라오스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불린다.

'빡세'라는 지명은 '세돈강의 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빡세가 거대한 메콩강과 지류인 세돈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강이 만나는 지형적 특징은 특히 바다가 부재한 라오스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두 개의 강은 풍부한 강수량과 더불어 해산물을 비롯한 다양한 수자원을 제공해주는 천혜의 보고 역할을 하며 이 곳을 라오스에서 가장 풍요로운 지역으로 만들어 주었다. 더욱이 강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풍광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곳에는 일찍이 ‘짬빠삭 왕국’(1713-1946)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현재에 이르러 빡세와 남부지역은 라오스 최고의 여행코스로 거듭나고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두 눈으로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멋지고 신기한 요소를 크게 몇 가지 꼽자면 그 첫 번째가 바로 빡세 근교에 위치한 ‘볼라웬 고원’이다. 해발 1,200m의 볼라웬 고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산지이며, 아름다운 폭포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원지대이기 때문에 날씨가 덥지 않고, 아주 적당한 온도를 자랑한다. 시원한 산들바람을 느끼며 커피나무로 둘러싸인 농장카페에서, 즉석으로 로스팅한 커피를 마시는 기분은 대단하다는 표현도 모자를 정도이다. 

두 번째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왓푸 사원’을 꼽을 수 있다. ‘왓푸 사원’은 빡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과거 짬빠삭 왕국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보다도 훨씬 먼저 세워진 힌두교 사원으로써, 라오스 역사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이다. 참고로 ‘왓푸’는 라오스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고 한다. 

빡세와 남부지역은 그야말로 라오스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역사적인 현장까지 한 눈에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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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3번 도로를 따라 빡세와 ‘왓푸 사원’이 있는 므앙 짬빠삭을 지나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시판돈’이라는 곳까지 내려갔다. 그야말로 라오스 최남단에 도착한 것이다. ‘시판돈’이라는 이름은 라오스어로 ‘4,000개의 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메콩강이 큰 줄기로 내려오다가 이 지역에서 다양한 지형을 만나 크고 작은 섬과 폭포를 만들었다. 동남아시아 최대 폭포라고 불리는 ‘콘 파펭’ 폭포도 이곳에 있다. 이 지역의 많은 섬과 폭포 때문에 라오스의 메콩강을 통한 물류 연결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데, 과연 그렇겠구나 싶었다. 그동안 고요하게만 흐르던 메콩강이 이곳에서는 크고 작은 다양한 소리를 내고 있어서, 같은 강이 맞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우리는 시판돈의 여러 섬 중에 ‘돈뎃’이라는 섬에서 이틀을 묵었다. 코로나의 여파로 여행자는 우리뿐인 듯 했지만, 덕분에 마을 사람들의 삶을 더 살펴볼 수 있었다. 섬마을 사람들의 기본 교통수단은 모터가 달린 작은 배이다. 저마다 배를 몰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치 비엔티안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이 곳에서는 배가 사람들의 발이다. 우리는 숙소 주인에게 부탁해 그가 소유한 작은 배를 타고 메콩강을 둘러보았다. 바다와 같이 광활한 메콩강, 아름다운 섬과 그 위로 내려앉는 태양, 그리고 무심하게 자기 배를 타고 육지에서 섬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의 행렬. 그 장면을 보는데 문득 낮에 만났던 초등학생 아이들과의 시간이 떠올랐고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 ‘신비’로 여겨졌다. ‘이곳의 삶은 어떨까,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 만약 내가 여기에서 살게 된다면?’ 타문화권에 정착한다는 것은 이처럼 신기한 체험과 일상이 끊임없이 교차되는 정말 신비로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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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비엔티안으로 돌아오는 탐방의 마지막 여정, 우리는 타켁이라는 중부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을 마주하고 있는 타켁도 참 조용하고 아름답다. 강 건너 번쩍거리는 태국과 비교하면 조금 어둡고, 소박하지만 나름의 정취가 우리를 감싸준다. 참 사바이하다(평안하다). 2022년 한 해도 조금 소박하고, 낯선 나라인 이 곳 라오스에서 하나님의 평화를 누리며 사바이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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