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들과 즐겁게(?) 보내는 마계학원 판타지…!!
부모의 사리사욕으로 악마에게 팔린 불쌍한 소년 이루마 군. 손자가 없는 악마의 손자가 되어 악마 할아버지의 끔찍한 사랑에 악마학교에 다니게 되고?!
- 나무위키의 소개 글 중
애니메이션 "악마에 입문했습니다! 이루마 군(魔入りました! 入間くん, 이하 이루마군)"은 2017년부터 일본 '주간 소년 챔피언'에 연재된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만화는 2022년에 누적 발행 부수 1,000만 부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는 약간 순화된 '마계학교 이루마군'이라는 제목의 더빙판으로 어린이 채널(12세 시청 가)에서 방영되었습니다.
보통 이(異)세계물 애니는 지구에 사는 사람이 다른 세상으로 전이하여 마물과 싸우며 용사가 된다는, 다소 비장한 방식의 그림체와 전개로 풀어가지만, 이루마군은 마계로 전이해 인간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악마들과 사이좋게 모험한다는 훈훈한 스토리를 귀여운 그림체로 이어갑니다.
이루마는 아주 착하고 꿋꿋한 소년이지만, 그의 부모는 생계 활동을 아들에게 맡기고 자기들끼리 놀러 다니는 무책임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결국 손주가 없어 무시당하는 마계의 3걸 중 하나인 설리번에게 아들 이루마를 팔아넘기게 됩니다. 이루마는 하루아침에 인간이라곤 한 명도 없고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악마들의 세계로 전이하였지만, 새 할아버지 설리번의 사랑은 과하게 넘쳐흘렀고 할아버지가 이사장인 마계학교 바비루스에 입학해 처음으로 학교라는 곳에 다니게 됩니다. 온갖 괴이한 모양과 특성을 가진 한 마족들 틈에서 마법을 쓸 수 없는 인간 이루마는 바비루스의 최하위 반인 문제아반(어브노말 클래스)로 배정됩니다.
잡아 먹힐지 봐 전전긍긍하는 이루마는 절대로 눈에 띄지 않도록 조용히 지내려고 했지만, 갖가지 사건을 통해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고 문제아반의 악마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점점 중심에 서게 됩니다. 츤데레(겉으론 무심한 척 냉정하지만 내심 친절한)인 학생회장 아자젤 아메리는 사실 금지된 인간계의 만화를 몰래 보는 오타쿠이지만, 일본어를 읽지 못해 답답했는데 이루마가 만화를 읽어주면서 관계가 됩니다. 또 뛰어난 마력과 재능을 가진 귀족의 촉망받는 아들 아스모데우스 아리스는 입학식 첫날 이루마와 대결하여 패배하면서 이루마의 충실한 부하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둘도 없는 절친이 됩니다(물론 이루마가 승리한 것은 만화 같은 우연 때문입니다). 여기에 놀이를 좋아하지만, 친구가 없어 늘 이용당하기만, 주머니에서 뭐든지 꺼내낼 수 있는 4차원 소녀 바라크 클라라까지 합세합니다. 기본적인 소개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일본 만화에서는 악마라는 소재가 흔하디흔하지만, 굳이 교회 주보에 악마를 소재로 한 애니를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좀 난감합니다. 그런데 아이들도 볼 수 있는 가벼운 애니이지만, 선과 악, 현상과 본질 같이 철학적인 질문거리가 많습니다. 악 혹은 악마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부정적인 감성이 있습니다만, 과연 선과 악을 규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절대적인가 하는 질문을 해봅니다. 오늘날 악마로 지목되고 매도되는 이들은 마계에 홀로 존재하는 인간 이루마 같은 약자, 소수자들입니다. 또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여 옳고 그름의 굴레까지 씌워버리는 경우를 너무나도 많이 봅니다. 진짜 악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시스템이나 타인을 돌아보지 않고 수단방법 가리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심일 것입니다.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만 벗어나 바라본다면 어쩌면 선과 악, 현상과 본질이 다 공(空)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굴레를 벗고 서로가 진실한 본질로 마주하며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