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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와 그 파티에 의해 마왕이 쓰러진 "그 후"의 세계를 무대로, 용사들과 함께 마왕을 쓰러뜨린 천 년 이상 살아온 마법사 · 프리렌과, 그녀가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의 여정이 그려진다.  - 나무위키 소개 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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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장송의 프리렌(葬送のフリーレン)'은 기출간된 12권으로 이미 누계 발행 부수 1700만 부를 돌파했으며, 2021년에는 「만화대상 2021」 대상, 
「제25회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의 신생상을 수상하는 등, 팬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킨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애니는 방영 당시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작이었습니다.
애니 오타쿠 변영권 목사님(제천 예사랑교회)이 페이스북에서 하도 얘기를 많이 해서 어떤 건가 궁금해서 보았는데, 정말 믿고 보는 오타쿠 추천작이었습니다. 제목이 좀 특이합니다. 장송의? 네, 맞습니다. 죽은 자를 떠나보내는 일! 프리렌은 엘프로 천 년 이상을 사는 종족입니다. 인간 용사 힘멜, 사제 하이터, 드워프(소인족) 아이젠, 엘프 마법사 프리랜, 이 네 명은 모험가 파티(그룹)로 만나 마왕을 처치하고 영웅이 됩니다. 애니는 힘멜이라는 사람의 죽음을 기준으로 삼아 연대기처럼 전개되는데, 이 모험가 파티가 여행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마왕을 토벌하고 60년 후에 용사 힘멜이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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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토벌 후 '긴 여행'이었다고 말하는 인간들에게 프리렌은 '고작 10년이었는데'라고 말합니다. 또 축제의 밤에 유성쇼가 펼쳐졌습니다. 이때 프리렌은 "50년 후에 더 예쁘게 보이는 곳을 안내해 줄게"라고 말합니다. 다행히 50년 후 이제는 노인이 된 세 명을 다시 만나 유성쇼를 보면서 옛 추억을 회상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힘멜이 세상을 떠납니다. 프리렌은 울면서 "인간의 수명이 짧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왜 좀 더 알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걸까?"라고 말합니다.
하이터도 페른이라는 여자아이를 프리렌에게 제자로 떠맡기고 세상을 뜹니다. 프리렌은 페른과 사사로운 민간 마법을 수집하는 여행길에 나서면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여행 중에 만나는 모험은 시간의 변화와 너무 긴 시간을 살기에 시간에 둔감한 프리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과거에 공포스러웠던 마왕군 장군의 '사람을 죽이는 마법'은 이제는 그냥 일반 공격 마법 수준일 뿐이었다. 80년 만에 봉인에서 풀려 자기가 만든 마법이 허무하게 방어되는 것을 본 마왕 장군에게 프리렌은 '80년은 인간에게 긴 시간이라더군.' 하고 말합니다.
천국에 대한 흥미로운 대화도 등장합니다. 사제 하이터가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데 천국 논쟁이 벌어집니다. 천국은 없다, 무(無)로 돌아간다, 천국이 회의적인 개념이지만 사후의 영혼을 관측할 수 없으니 증명할 수는 없다 등등. 하이터는 말합니다. "있건 없건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실존하지 않더라도 있어야 할 존재이다. 그러는 편이 편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살아온 사람이 도달하는 종착지가 무라는 것이 괜찮을 리 없다. 그렇다면 천국에서 온갖 사치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그러자 모두 같이 기도합니다.
'왜 좀 더 알려고 하지 않았을까'라는 프리렌의 후회는 그 여정을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영혼이 잠드는 땅'으로 이끕니다. 미처 다하지 못했던 말을 힘멜에게 하기 위해서. 장송의 프리렌은 시간과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애니입니다. 제자를 들이라는 밀에 프리렌은 "시간 낭비만 된다. 이거저거 가르쳐봐야 금방 죽어버리잖아. 너희와의 모험도 내 인생의 1/100에도 미치지 않는걸."이라고 답합니다. 어린 제자인 페른이 인생의 반을 프리렌과 보냈다고 하자 프리렌은 "앞으로 더욱더 많아질 거다."라고 답합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란 건 그런 게 아니다."라는 아이젠의 말을 되새기게 되었나 봅니다.18c355e7c21137dbd.jpg
비슷한 설정의 영화나 드라마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한한 생을 살지만,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게 되는 고독 같은 것을 그렸지요.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상처를 품고 죽지도 못하는 삶은 오히려 저주라고 그렸습니다. 결국,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어떻게'는 관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독교는 신자가 죽으면 천국에 가서 영원한 삶을 산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영원히 산다는 말은 좋아하는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생각해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영원, 즉 무한한 시간은 참된 의미를 갖지 못할 때 권태, 지루함과 같은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제 지론은 현재의 삶에서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거나 맛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천국이 천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천국이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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