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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나 없는 자비, 불교 윤리


1. 불교


불교의 최종 목표는 인간 스스로가 ‘붓다(Buddhan)’ 곧 ‘깨달은 자’에 이르는 것입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상태를 깨닫는 것이며, 이를 통해 이상적 인간과 이상적 세계를 이룰 수 있다고 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깨달음은 윤리적 상태를 뜻하기도 합니다. 


“일체의 악을 짓지 않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 『법구경』, 술불품, 11장.


불교의 윤리적 실천은 인간이 선한 성품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또는 선한 성품을 배웠기 때문에 선한 실천이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깨달음의 사회적 확산과 구현의 문제로서 윤리적 성격을 가집니다.


“젊은이여 공덕을 짓고자 한다면 동산에 과일나무를 심으라, 다리를 놓거나 배를 만들어 강을 건너게 해 주는 것도 훌륭한 공덕이다. 배고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복덕의 집을 짓고 보시하거나 우물을 파서 목마른 사람의 갈증을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 『잡아함경』 36권, 997경.


잡아함경이 전하는 불교의 윤리적 실천입니다. 

석가모니는 출가하여 수행하기 전 자신의 수행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수행자가 있다. 첫째는 몸과 마음으로 탐욕을 행하는 사람, 둘째는 몸으로는 탐욕을 행하지 않지만 마음에 탐욕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셋째는 몸과 마음에 탐욕을 떠난 사람이다. 나는 몸과 마음의 탐욕을 떠나 수행하리라.” 석가모니는 인간의 선한 행동 역시도 탐욕의 결과일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합니다. 


2. 보살, 자리이타(自利利他)


‘보살(菩薩)’은 산스크리트어, ‘보디사트바(Bodhisattva)’의 음사(音瀉)로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줄임말입니다. 그 뜻은 ‘구도자’, ‘깨달음을 구해서 수도하는 중생’, ‘지혜를 가진 자’입니다. 보살의 의미는 시간이 지나며 ‘자리(自利)’, 붓다의 깨달음을 구하고, ‘이타(利他)’, 모든 사람을 구제하려고 노력하는 자로 풍부해집니다. 

보살 사상의 기반은 모든 이들이 붓다, ‘깨달음을 얻은 자’가 될 수 있는 불성(佛性)이 있다는 사유입니다. 깨달음을 얻으려는 마음을 일으켜 붓다가 되고, 큰 자비의 마음을 지닌 붓다와 같이 보살도 자비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보살 사상은 자비의 불교적 윤리 실천의 핵심이며 기준입니다. 붓다가 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즉 빈곤, 병, 고독, 고통 등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 사람들의 편리와 이익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살 사상은 다른 사람을 구제하는 행위 속에 깨달음이 구해진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는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3. 보시(布施), 나 없이 베풀기


‘보시’는 보살의 이타적 행위로, 남을 위해 아낌없이 베푸는 것으로, 베풀었다는 생각마저 버리는 윤리적 실천을 말합니다. ‘보시’에 대해 금강경의 석가모니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또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어떤 법에도 머문 바 없이 보시를 행할 것이 니, 이른바 형상에 머물지 말고 보시할 것이며, 소리, 냄새, 맛, 닿이는 것과 온갖 법에 머물지 말고 보시해야 하느니라.” - 『금강경』, 제4품.


여기서 ‘형상에 머물지 말고 보시할 것이며’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번역한 것입니다. 보시의 실제는 몇 가지 모습을 보입니다. 첫 번째는 조건적 보시입니다. 보시에 대한 물질적 대가가 따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조건적 보시이지만 정신적 대가를 따르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무조건적 보시입니다. 어떠한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보시입니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바로 ‘무주상보시’ 곧 무조건적 보시입니다. 불교의 실천 윤리로서 보시는 선한 행위의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릴 뿐만 아니라 선한 행위의 주체자까지도 생각하지 않는 실천을 의미합니다.


4. 불가능한 가능clue20230521.jpg


전라북도교육청 주관 2015년 8월 고3 수능모의고사 사회탐구 영역, 윤리와 사상 문제입니다.

“유토피아적 목표와 근대화로의 목표 간의 갈등”이라니, 평등주의 노선과 실용주의 노선의 혼선이라니.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당황과 관계없이 다시 문제로 돌아갑니다. 아이들은 출제자의 의도에 관심해야 하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종교교육과 관련해서 이 부분은 반드시 지적하고 싶습니다. ‘자유와 창의성은 억압되고 일에 대한 동기는 약화되며’. 아이들에게 공동체적 의무 없는 반쪽 자유관, 이기적 인간이어야만 한다는 편견은 이렇게 정답으로서 교육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종교적 실천 윤리의 불가능에 대한 선언입니다.

“그게 가능한가요?”

뒤에 뒤에 오른쪽 옆입니다.

“그래도 해야 하지 않을까? 원자력 발전소도, 지구온난화도 그렇고…….”

어린 세대에 대한 우리의 비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묻고 답하는 맑은 눈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우리가 미래의 그들에게 우리의 현실적 이익을 위해 어떤 불가능을 말하며 어떤 절망을 향한 타협을 말하고 있는지 되짚어야 합니다. 


불가능한 가능, 이렇게 ‘나’ 없는 자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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