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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종교의 역사 이해를 배우며



1


역사관은 ‘역사의 발전 법칙에 대한 체계적인 견해’입니다. 이러한 역사관은 역사가 자신의 신앙, 성별, 등의 경험이 배경이 되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선택의 기준, 해석의 원리, 의미 찾기 등을 담고 있습니다. 역사관은 역사를 통일적,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종교의 역사관 역시 개인이 종교 공동체 속에서 경험한 인간, 역사, 구원 등이 중요합니다. 종교 경험을 바탕으로 종교 공동체는 특정한 종교 역사 이해를 가지게 됩니다. 종교 공동체의 종교 이해는 역사 속 인간 삶의 태도에 관심하며, 역사의 진행을 설명합니다. 각 종교 공동체의 일정한 역사 관점을 종교 역사관이라 합니다.

종교 역사관은 일반적으로 순환적 역사관과 직선적 역사관으로 구분합니다. 역사에 대한 이해는 자연 환경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순환적 역사관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자연 순환에 대한, 직선적 역사관은 유목민의 자연 경험에 대한 신화적 해석입니다. 불교와 크리스트교의 역사관은 순환적 역사관과 직선적 역사관의 대표적 예입니다.


2


불교에서는 모든 존재가 ‘생(生)’, ‘주(住)’, ‘이(異)’, ‘멸(滅)’’ 곧 생기고, 머물고, 변화하고, 소멸하는 네 가지 과정 속에 있다고 합니다. 모든 존재에 대한 이러한 이해처럼 역사 역시도 ‘성(成)’, ‘주(住)’, ‘괴(壞)’, ‘공(空)’ 곧 생성되고, 존속되고, 무너지고, 없음으로 되돌아가는 네 가지 변화가 반복된다고 합니다. 불교의 순환적 역사 이해입니다.


“그런 말은 하지 마라. 여래가 가신지 2천 5백년 뒤에도 계를 받아 지니고 복을 닦는 자가 있어서 능히 이와 같은 말과 글귀를 신심을 내어 이것을 진실하게 여기리라.” - 『금강경』 제6품.


석가모니와 제자 수보리의 대화입니다. 석가모니는 역사의 끝으로 경험하는 이들에게 ‘계(戒), 바른 행동을 하고 ‘복(福)’을 만드는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역사의 종말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위를 통해 다른 세상이 열린다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들에 대해 알고 싶으면 마땅히 법계의 성품을 관찰할 것이니 모든 것은 마음이 지은 것이니라” - 『화엄경』 사구게.


불교의 역사 이해에서 순환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반복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시 올 세계는 인간의 바람과 행위에 의해 새롭게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화엄경』의 ’모든 것은 마음이 지은 것이니라.‘로 번역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인간의 참여적 역사 이해입니다.

따라서 불교의 역사 이해는 역사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역사 속 인간은 능동적으로 구체적 바른 마음과 행위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바꾸는 순환적이며 주체적인 역사 이해라 할 수 있습니다.


3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 『성서』, 「창세기」, 1장.


‘한처음’으로 번역된 성서 원어는 히브리어 ‘רֵאשִׁית(레쉬트)’입니다. 일반적으로 ‘태초’ 또는 영어 ‘beginning’으로 번역되며, ‘시작’과 모든 상황의 ‘근본’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갖습니다.

역사의 시작에 대한 「창세기」의 진술입니다. 하느님에 의한 창조 이야기는 역사의 시작에 대한 신앙적 이해로서 만물의 창조에 대한 사실적 이해보다 역사를 열고 이끄는 주관하는 신에 대한 표현입니다. 


“그 뒤에 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이전의 하늘과 이전의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없어졌습니다.” - 『성서』, 「요한의 묵시록」, 21장.


그리고 역사의 마지막에 대한 「요한의 묵시록」 저자의 진술입니다. 그 마지막 때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릴 것이고 하느님에 의해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역사는 시작되었고 이 전의 모든 역사가 사라지고 없을 것이라 예언합니다. 

크리스트교 역사 이해는 창조로 시작된 역사 그리고 역사의 종말이라는 직선적 역사관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습니다. 첫째, 역사의 시간과 존재는 오직 하나의 시간과 존재입니다. 고유의 독자적 가치를 지닌 시간과 존재의 역사들입니다. 둘째, 이 시간과 존재는 다른 시간과 존재를 위하지 않는 평등한 가치를 지닙니다. 개별적 역사는 발전적이지 않으며 과거 역사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시오. 농부는 땅이 귀중한 소출을 낼 때까지 끈기 있게 가을비와 봄비를 기다립니다.” - 『성서』, 「야고보의 편지」. 5장.


따라서 인간은 이미 창조된 역사 그리고 종말을 기다리는 역사 사이에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구원에 대한 희망을 가져야 하며, 하느님의 의지를 따르는 적절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4


종교의 역사 이해를 공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여기가 바로 역사이고 이 역사 속에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역사 이해는 이 선택에 도움을 줍니다.

불교의 ‘연기법(緣起法)’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자신의 선택은 필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 오게 됩니다. 오늘은 과거의 결과이고 미래는 오늘의 결과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불교의 역사 이해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금과 같은 결과가 미래에 무한히 반복되어도 받아들일 수 있는가?

크리스트교의 역사 이해 역시 다른 방향에서 인간의 선택에 대해 묻게 됩니다. 크리스트교의 종말과 심판의 교리입니다. 우리 모두 최후 하느님 앞에서 그 선택과 결과에 대해 심판을 받아야 할 텐데, 그러니 오늘 우리의 선택에 앞서 하느님의 의지를 생각해야 하며 바른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교육에서 안타까운 것은 선택의 의미를 배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선택해야 할 대부분이 학부모와 교사에 의해 결정됩니다. 아이들은 선택하는 주체가 아니라 선택되는 객체일 뿐입니다.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택의 가치를 배워야 합니다. 기성세대의 몫은 자신의 선택과 결과의 경험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선택의 과정을 지지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신의 삶을 만들며 자라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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