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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초기개신교 선교를 공부하다가


1


“이제, 개신교 선교의 역사야.”


1876년 개항 이후, 1884년 알렌(H. N. Allen), 1885년 아펜젤러(H. G. Appenzeller), 언더우드(H. G. Underwood)를 통해 개신교 선교가 시작됩니다. 초기 선교 방법은 고종에게 서양식 병원의 필요성을 알린 알렌에 의해 세워진 ‘제중원’(濟衆院), 고종에 의해 이름 지어진 아펜젤러의 ‘배재학당’(培材學堂)과 같이 직접적인 선교보다는 의료와 교육을 통한 선교였습니다. 이는 당시 조선의 시대 요구인 개화를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선교는 개신교가 서양 문물, 서구 문화 그리고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소개하여 평등사상, 과학적 인신, 합리 이론을 소개하는 등 근대화에 공헌하였다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측면의 이면, 그 신학이 가지고 있던 그래 지금까지 해소되지 못한 문제 또한 지적해야 합니다. 초기 개신교 선교 역사를 연구하며, 선교사들의 신앙 양태 중 청교도 신앙과 경건주의 신앙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청교도 신앙은 개인주의적·염세주의적 신앙으로 교회의 사회적 기능을 약화시켰으며, 경건주의 신앙은 반이성적 감정주의로 건전한 신학 형성에 저해되었습니다(이덕주,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신앙과 신학”, 『한국기독교와 역사』(6)(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1997): 59.).


그리고 자본주의와의 관계입니다. 


선교사들 중 일부는 여러 가지 경제적 이권에 개입하거나 미국 자본주의가 만든 물건을 소개하고 판매함으로써, 아니면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본주의적 노동관과 재산관을 한국에 전함으로써 자신들이 자본주의 신봉자라는 것을 드러내었다.    - 류대영, 『초기 미국 선교사 연구』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2001), 213.


2


“그리스교가 자본주의와 함께 들어온 것이네요.”


경건한 법열(法悅: 참된 이치를 깨달을 때 사무치는 황홀한 기쁨), 기사의 정열, 시민의 애수와 같은 청순한 전율을 이기적 타산이라고 하는 얼음같이 차가운 물 속으로 가라앉혀 버렸다. 개인의 존엄을 교환가치로 깎아내리고, 결코 무효화될 수 없는 기득권이 되어 있었던 무수한 자유를 단 하나의 비정한 사업 자유로 바꾸어 놓았다.(중략)

부르주아 계급은 지금까지 존경하며, 외경(畏敬: 경외, 공경하고 두려워함)의 마음으로 우러러보았던 모든 직업에서 그 신성한 후광을 박탈하였다. 의사 법률가 성직자 시인 학자를 부르주아 계급이 고용한 임금노동자로 바꾸어 놓았다.

-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 선언』, 『경제학·철학초고/초역자본론/공산당 선언/철학의 빈곤』, 김문수 옮김 (동서문화사, 2018), 330.


종교와 관련한 『공산당 선언』의 선언은 간단합니다. ‘참된 이치를 깨닫는 것보다 이기적 타산이 중요하다. 개인의 존엄은 살 수 있는 것이다. 존경하며 외경하였던 성직자는 고용할 수 있다.’입니다. 그러니 자본주의와 그리스교가 함께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해가 또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들여보아야겠습니다.


부르주아 계급은 세계시장의 개척을 통하여 모든 나라들의 생산과 소비를 범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반동주의자들의 비탄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르주아 계급은 산업의 발판으로부터 민족적 토대를 무너뜨려 갔다.(중략) 이 새로운 산업의 도입이 모든 문명국가의 생사가 걸린 문제가 된다. 그런 산업은 이미 국내산 원료가 아니라 매우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생산하는 원료를 가공하여, 그 가공된 제품은 자국뿐만 아니라 동시에 세계 여러 곳에서 소비된다.  -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 선언』, 330.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이제 싼 원료가 필요하고 또 그렇게 생산된 제품은 비싸게 소비되어야 합니다. 개신교 초기 조선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제국 자본주의의 식민지로서 원료 공급과 소비를 담당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그리스도교 선교를 통해 들여온 신문화라는 자본주의, 그 자본주의의 속성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선교사들은 자본주의 성립에 충실히 봉사한 것입니다.


3


“그럼 그리스도교가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건가요?”


선교사들이 행하는 복음 전파를 근거로, 서구 열강이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의 진출을 종교적, 윤리적으로 정당화시킨다는 점은 아담 스미스(Adam Smith: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철학자 편집자) 때부터 이미 지적되어 온 것이었다. 따라서 선교사가 미국의 상업적 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많은 선교 옹호론자들이 즐겨 강조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류대영, 『초기 미국 선교사 연구』, 213.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리스도교가 성서가 아니어도 앞서 『공산당 선언』에서 지적한 것처럼 자본주의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실정 그리스도교는 자본주의에 맞추어 변모합니다. 몇 가지 예로, 하나님의 창조 후 심히 좋았던 모든 것은 상품적 가치가 있는 것이 좋은 것이란 자본주의적 교리로 대치되었고, 아우구스티누스(Sanctus Aurelius Augustinus Hipponensis, 354~430)가 결정적 역할을 한 인간의 원죄 교리, 이기적 인간은 탐욕이 아닌 본성인 자본주의 인간관으로 굳건히 자리 잡게 됩니다. 이렇게 실정 그리스도교는 친자본주의적 그리스도교로 나타납니다.


“그럼 다른 그리스도교가 가능한가요?”

“초기 개신교 선교를 생각하며 아쉽구나.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초기 개신교 선교 당시, 자본주의 이입에서 봉건 질서 파괴와 재편처럼 자명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다리를 거는 용기를 본단다.”


다시 선교사들이 놓고 온 듯한(?) 성서로 돌아가야겠습니다.


13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그가 한 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 쪽을 떠받들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 누가복음 16:13


“진짜 배워야 할 것은 버리고 만드는 용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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