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성]

"가난하신 예수님" / 헨리 나우웬

눈에 보이는 것들이 내 삶을 보장해 준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한 우리는 평안을 얻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이 가지려고, 그리고 지금 가진 것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게 마련입니다.

그 염려가 자꾸만 우리 속을 갉아먹으며 상처를 냅니다.

실상 우리가 먹고 사는 것이, 그 이면에 있는 풍요로운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무한한 생명력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우리는 이러한 위기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분의 풍부한 영(Spirit)으로 공급되었고 그 영이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어 우리에게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반드시 지금과 같은 모습, 혹은 내가 꿈꾸는 특정한 모습으로 그 영이 내게 나타나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어쩌면 내게 물질, 명예, 권력과 같은 형태로 공급되어 있는 영이 "가난"이나 "비움" 혹은 "깨달음" "지혜" "평강" 등의 다른 형태로 바뀌어 공급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변환 과정에서 다소의 상처와 상실이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로 오든 그분의 내게 주신 영이 부족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우주에 충만한 그분의 영으로 심호흡을 하면서, 시시각각으로 내 앞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들에게 지배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내가 알지 못하는 전혀 새로운 어떤 체험을 “가난”의 의미 가운데

흥분 속에 기대하며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