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성]
"숨은 부활" / 헨리 나우웬
마음으로 본다는 것, 만약에 눈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눈 없이 햇빛을 본다면 눈부심보다 먼저 따뜻함을 느낄 것이고, 꽃을 보면 아름다움보다 먼저 향기를 느낄 것이고, 얼굴을 보면 인상보다 먼저 마음을 느낄 겁니다.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 권대웅의 《하루》 중에서
며칠 전 TV채널에서 예수님의 부활에 관한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서로 반대 의견을 가진 학자들이 나와서 공방전을 벌였는데, 그럼에도 그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예수님의 무덤에서 시신이 사라진 것까지는 사실이다. 한 쪽에서는 부활한 것이라 하고 다른 쪽에서는 누군가가 훔쳐갔다고 하지만...
2. 예수님의 체포와 십자가 처형 당시에는 겁에 질려 도망갔던 예수님의 제자들이 갑자기 죽음을 초월한 사람들로 변하여 군중 앞에 나타나 열변을 토하고
결국 대부분 순교의 여정을 걸어간 것은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3. 당시의 이스라엘에는 메시아 사상이 팽배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메시아를 자처하였고 그들을 제거함과 동시에 그 추종자들도 사라져 버렸는데, 예수님의 경우에는 전혀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 버린 것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제자들이 무언가 신비스런 것을 목격하고 체험한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 각자에게도 열려 있는 기회라고 믿습니다. 그것을 통해 제자들처럼 우리의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 바뀌게 되겠지요. 부활도 이와 같이 눈을 뜬 사람들은 놓치지만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보이는, 신비스런 사건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