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성]
"하나님께로 가는 길목의 표지판" / 헨리 나우웬
길에 도로표지판이 있다고 하지만, 그 절대다수는,
우리를 세속적 욕망의 우상화로 유혹하는 화려하고 거창한 광고판들이 위장한, 가짜 도로표지판들입니다.
우리 시야를 혼란시키는 수많은 도로표지판이 늘어선 길에서,
바른 도로표지판을 분별해 내어 숨어 있는 좁은 길을 찾아 가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사랑, 관대함, 친절, 용서...
이러한 표지판들에 우리는 목말라 있지만,
돈, 권력, 성공, 명예, 미모, 쾌락, 복수...
이런 것들로 넘쳐나는 요란한 네온사인의 숲 속에 가려진 초라한 도로표지판들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그 권위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자칫 그 초라한 길로 들어섰다가는 확실한 패배의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그 표지판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표지판들의 궤적과 이동경로를 추적해 그들의 변화가 어디서 시작하여 어디로 가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 관찰해 본다면, 그 길이 점점 더 어두운 길로 가는지 점점 더 밝은 길로 가는지 분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벽이 아직 어둡지만 밝음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정지된 장면으로는 가장 불완전하고 초라한 표지판도,
그 움직임으로는 완벽한 방향을 증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