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걷기기도회에 참여하였습니다.
매월 첫째 주일 오후 4시, 성공회대성당 앞 서울 도시 건축전시관(서울마루)에서 기후위기 걷기기도회가 열립니다. 이 기도회는 하늘평화공동체 김영진 목사님(아름다운생명사랑 대표)이 기도하는 중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껴, 시민사회단체가 아니라 교회가 중심이 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캠페인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서너 달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는 광화문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진행했었는데 위원회가 세종시로 이전하여 성공회대성당 앞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몇 달 전 김영진 목사님이 일부러 찾아와 함께하자고 말씀하셨는데 그동안 참여하지 못하다가 이번 주일에 처음 아내와 참여하였습니다.
다양한 교단의 10여 개 교회에서 녹색 모자를 쓰거나 옷을 입은 남녀노소 약 50명이 갖가지 문구를 쓴 피켓을 들고 참석하였습니다. 가재울녹색교회 양재성 목사님(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상임대표) 부부와 교인들도 오셨고 아는 얼굴도 여럿 있어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먼저 서울마루에서 말씀 읽고 성가 부르고 하는 방식으로 기도회를 하였습니다. 이어서 정동교회 앞까지 피켓을 들고 행진을 하였습니다. 행진이라기보다는 짧은 산책 같았지만, "주, 예수여! 지구별을 구하소서!"라고 '예수기도'(호흡하면서 계속 짧은 기도문을 반복하는 기도)를 하면서 걸었습니다. 날이 더울까 봐 걱정했는데 좀 흐려서 무덥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서울마루로 돌아와 마무리하고 기념 촬영으로 기도회를 마쳤습니다. 9월 첫째 주일에도 기도회는 이어집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후위기에 대한 논쟁이 있었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진 물 폭탄은 80년 만의 폭우였다고 합니다. 인간 중심의 무분별한 개발, 편의와 편리를 위한 자연 남용, 더 많이 소유하고 누리려는 탐욕의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기독교인은 스스로 창조세계를 지켜야 할 청지기 사명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어떤 노력을 하고 얼마만큼의 불편함을 감수할 준비가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풍요에 처할 줄도 비천에 처할 줄도 안다고 한 사도 바울의 말처럼, 풍요가 아니라 자족이야말로 진정한 은혜요, 은총입니다.
말로만 창조세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많은 기독교인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에 참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