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연회감독 선거가 있습니다.
올해는 2년 임기의 연회 감독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선거는 이번 토요일인 24일에 합니다. 이번 선거는 선거권이 없었던 젊은 세대가 투표하게 되었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동안 목사 안수를 받은지 최소 만 10년 이상 된 목사만 선거권이 있었는데 지난 입법총회에서 법을 개정하여 안수받은 정회원 목사 모두가 투표권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나이 들어 뒤늦게 목회를 시작한 분들도 있지만 소수이고, 대다수 젊은 목사들이 법 개정의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선거는 가장 기본적인 민주적 의사 표현 방식입니다. 그런데 그동안은 투표권을 연급(목회 연한)에 따라 제한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이 감리교회의 정책과 인사를 결정하여 교단이 원로원화 되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이번 선거가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투표권자는 목회자와 평신도가 동수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평신도 투표권자는 여전히 장로, 장로 중에도 연급 높은 순으로 정해집니다. 평신도도 세대교체가 일어나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교회에서 젊은 세대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한창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교인들이 교단 일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지방회에서부터 젊은 세대가 회원으로 들어와야 연회와 총회로까지 이어지는데, 이미 지방회에 젊은 사람이 별로 없어 법이 정한 세대별 연회 대표를 세우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대교체의 바람이 감리교회 전체로 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우리가 속한 서울연회에는 김성복 목사님(꽃재교회), 표순환 목사님(서대문중앙교회), 이용권 목사님(영천교회)이 후보로 출마하여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50대 후반이고 한 분은 60대 후반입니다. 대형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50대 중 한 분은 든든한 교회의 재정을 바탕으로 매우 저돌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젊은 목회자의 기세가 처음에는 많은 호감을 얻었는데 투표권자들은 점점 독단적이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다른 50대 한 분은 8~90년대에 감리교회를 쥐락펴락하고 아직도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불리는 아주 유명한 정치 목사의 아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감리교회의 퇴보를 염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가장 낮았던 지지세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고 합니다. 60대 후보는 서울연회의 양대 정치서클 중 하나에 오래 몸담고 계셨던 분이시고 서울연회 총무까지 역임하셨습니다. 이런 역량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그동안 권력 집단의 핵심부에 있으면서도 감리교회에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 사람이 이제 와서 감독이 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어느 분이 최종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형국입니다.
연회 내 목회자들의 생계 보호와 인사, 행정에 대한 전권을 가진 종신직 미국 연합감리교회의 감독과 달리 한국 감리교회의 연회 감독은 임기가 고작 2년에 지나지 않아,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행정권자라고는 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것도 아니고 현실적으로는 명예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능력과 관계없이 명예욕이 있는 목사들이 앞다투어 감독선거에 뛰어든다고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중에서 그나마 좋은 사람을 가려내 표를 주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유권자의 책임일 것입니다. 저도 공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잘 투표하겠습니다. 감리교회 구성원인 여러분도 좋은 분이 감독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