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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도 버틸 것 같은 못질


새해 농사를 시작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이틀 동안 강원도에 다녀왔습니다. 서울과 강원도의 기온은 체감할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아래 읍내 지역과 산골도 또 다릅니다. 서울은 이미 벚꽃이며 매화가 졌지만, 해발 700미터 강원도 고지로 오르는 길은 지금 한창 꽃 잔치 중입니다.
신청한 퇴비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작년 콩 농사의 흔적이 있어 트랙터로 밭을 한번 뒤집어 주었는데 시간이 남아 주변 정리를 합니다. 마당 한켠 계곡 쪽에 나무 기둥을 세우고 양철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원두막 비스무리한 애매한 가설물을 철거하기로 하였습니다. 철거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흔적을 느낍니다. 별로 멋들어지게 만들지도 못하면서 못은 또 왜 그렇게 많이 치셨는지, 철거하고 나무에 못을 빼내는 데 한나절이 걸렸습니다. 작은 방 정리를 하다가는 청란 판매를 위한 광고지 한 뭉텅이를 발견하였습니다.
못을 빼면서, 광고지를 정리하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아버지는 가설물 하나 만드시면서도 백 년을 버틸 수 있게 못질을 하셨고 달걀 판매를 위한 광고지도 잔뜩 복사해 놓으셨습니다. 그러나 가설물은 십여 년 후에 철거되고 광고지는 몇 장 써보지도 못한 것 같은데 아버지는 이제 더는 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 튼튼하게 만드시는 거야 뭐라 말할 게 없겠지만, 우리 인생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자꾸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십 년 뒤도 장담하지 못하는 인생이 백 년을 기대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성실함으로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리석음 같이 느껴집니다. 십 년 후에 아들이 이렇게 고생할 줄 아셨다면 못을 조금만 박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지만, 이제는 자기 삶의 길이를 잊지 않고 살려는 자세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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