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생활보장제도 도입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상임대표 이경덕 목사님)이 지난주에 공적교회 회복을 화두로 세미나를 개최하였습니다. 목회자 생활보장제도와 관련하여 기독교한국루터회, 한국성공회, 한국기독교장로회의 3개 교단 목회자 세 분을 초청하여 이미 시행하고 있는 각 교단의 정책을 들어보는 세미나였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다른 회의와 겹쳐서 30분 정도만 참석하고 이후 발제 내용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새물결 총무 황창진 목사님은 감리교회의 65.3%가 결산 6천만 원 미만이며 2백만 원 이하의 사례비를 받는 목회자가 70.6%라는 설문조사를 들며 목회자 생활보장제도가 교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세 교단의 교역자들은 의료보조비, 장학금, 특별 보수 지원비, 생활안정기금, 생활 보장제 헌금 등 다양한 이름과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는 정책과 제도를 소개하였습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성직자들의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을 교회(교단)가 책임지는 것이 공교회성 회복에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목회 현장에 따른 양극화 심화, 교역자 삶의 불평등성, 목회 전념을 방해하는 경제적 어려움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자발적 나눔 의지, 제도 확립을 대안으로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황 목사님은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베데스다 연못에 들어가지 못하고 38년 동안 누워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며 비정한 경쟁적 질서에 개입하신 예수님의 자비를 촉구하는 등 목회자 생활보장제도가 성서적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저는 지난 주일 예배를 마치고 오후에 강원도 평창에 갔었습니다. 저를 잘 따르는 후배가 꼭 한번 오라고 해서 모처럼 시간을 냈습니다. 거기에는 두 명의 후배 목사님이 더 있었습니다. 후배는 기독교 개혁진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신학대학원까지 마쳤으나 결국 목회의 길을 포기하고 평창의 복지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 목사님은 감리교회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의 교목인데 총회에서 연수원을 폐지한다고 하여 연수원 용지 내에 있는 학교의 존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그 목사님은 4인 가구인데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해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한 목사님은 지역사회의 요청으로 읍사무소 옆의 빈 주민 공간에 카페를 열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고령화로 인한 교인 감소로 자체적 운영은 불가능한 상태이랍니다. 큰 이익이 나지는 않지만 카페 운영이 그나마 생계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작은 교회에게는 얼마 안 되는 목회자 사례비 지급도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큰 교회의 목회자는 억대의 사례비를 받기도 합니다. 저는 교회가 목회자 먹여 살리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이웃 구제와 정의로운 참여, 선교 등 할 일도 써야 할 돈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작은 교회는 현실적으로 힘든데 거기에다 게으르고 무능하고 헌신적이지 않다는 손가락질까지 받고 다른 직업을 갖는 것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노인들만 있는 지방의 교회는 문을 닫고 도시로 나와야 할까요? 그럼 남겨진 성도들은 어떻게 합니까?
그렇지 않아도 어두운 교회의 미래에 대해 생각이 복잡해지는 한 주였습니다. 교회나 세상이나 크냐 작냐를 떠나서 모두 같이 살아남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