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묵상과 생활나눔 기도회
지난 주일 오후에는 7월 묵상과 생활나눔 기도회를 하였습니다. 원래 매월 첫 주일에 진행하는데 첫 주일에는 기후위기 대응 걷기 기도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주 늦춰서 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적 일정들이 있으셔서 많은 교우가 참석하지는 못하셨지만, 또 한 달을 살면서 있었던 많은 에피소드와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신진주 선생님도 함께 참석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이번 기도회부터는 이야기의 주제를 정하고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아침 매일 묵상 중에서 기억나는 말씀, 일상의 변화, 축하나 칭찬받을 만한 일, 화가 나거나 슬펐던 일, 기도를 부탁하고 싶은 일, 꼭 나누거나 하고 싶은 말, 한 달 생활에 점수 주기의 일곱 가지 주제를 미리 공지해 드렸으나… 대부분 이 주제를 무시해 주셔서… 제가 좀 슬펐습니다. ㅠㅠ 다음 달에는 잘 따라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뿌듯하거나 힘든 자녀와 가족, 친지의 일, 직장과 직업에서 느끼는 갈등과 자부심, 나이를 먹는다는 것의 낯섦 등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었지만 대체로 감사한 마음으로 한 달을 잘 살아내신 것 같아 좋았습니다. 단 이구동성 다들 불쾌했던 것이 정치, 특히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윤성일 권사님, 박순용 집사님 가정이 지금 주택을 건축하고 계시는데,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되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남북 그린데탕트 추진 교육을 받았습니다.
지난 한 주는 개인적으로 매우 바빴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특히 통일부 주최로 사흘 동안 광화문의 한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남북 그린데탕트 추진 관련 NGO 관계자 교육' 때문에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갔습니다. '데탕트(Détente)'라는 뭔가 거창해 보이는 단어를 써서 그럴듯해 보이긴 하지만 간단히 말해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서 남북 간에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자는 것입니다.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신정부의 대북정책, 북한의 기후위기 인식과 대응, 기후위기와 건강, 남북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파리협정 활용 방안, 북한 농업의 변화와 협력과제, 남북의 물 개발 협력, 총 여섯 과목의 전문가 강의를 듣고 셋째 날에는 파주의 남북산림협력센터를 견학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종일 강의실에 앉아 있으니 솔직히 좀 지루하긴 했습니다. 또 북한의 현실적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책상머리에서 자료만 정리하여 강의하신 분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몇몇 강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북한은 기후위기나 탄소중립에 무관심하고 대응을 준비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꽤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또 국가 간 탄소배출권 거래에 관심도 많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남북한이 공동번영을 추구하며 어떻게 공유하거나 거래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홍수기에 북쪽의 황강댐을 방류하면 남쪽에는 임진강이 넘쳐나 물난리가 나고 사망사고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2009년에 야영객 6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지요. 이번에도 남측에서 방류 사전 공지를 해달라고 요청하였지만 북은 무시하였습니다. 다행히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남북이 적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임진강의 수자원을 공동 관리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상황은 매우 달라질 것입니다.
마지막 날 방문한 남북산림협력센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북한의 산림 황폐화 방지를 위한 많은 종류의 묘목을 생산하고 육성을 연구하는 양묘장입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수많은 묘목이 북한에 가지 못하고 일부는 방치되고 일부는 동해안 산불피해 지역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옥상에 올라가 북녘을 바라보았고 2년생 묘목을 작은 화분에 옮겨 심고 나눠주는 체험 프로그램도 했는데 이것들이 북한으로 어서 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 관련 사업이나 조직들이 소규모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연일 북한에 대한 위협적 발언이나 대결을 암시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남북의 공존공영을 위한 협력과 기후위기 대응과 공동이익 추구를 위한 자원과 기회들이 헛되게 낭비되거나 소모될 것입니다. 남한은 반도의 끝자리에 자리한 나라입니다만 사실 섬이나 다름없지요. 그러나 남과 북이 관계를 회복한다면 대륙과 해양, 양방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가 될 것입니다. 기후위기 대응만이 아니라 민족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서라도 어서 빨리 화해하고 교류 협력의 물꼬가 터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