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모시고 제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주에 우리 부부가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주도에 여행을 가보고 싶으시다는 말씀을 듣고 아내가 우리 부부와 어머니, 여동생, 이렇게 네 명이 떠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억력이 자꾸 떨어지셔서 몇 년 전 교회에서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던 것을 까맣게 잊으셨습니다. 게다가 허리가 많이 구부러져 많이 걷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요. 그래서 좀 망설였습니다. 여동생의 의견을 물어보니 이번에 안 가면 언제 또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모르니 그냥 가자고 합니다. 지난 주일, 드디어 여행 전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매제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합니다. 가족이니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거지요. 또 게실염에 걸려 입원했던 조카가 퇴원하게 될 것 같다고도 합니다. 결국 여동생은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셋이서 길을 나섰습니다. 어머니는 비행기를 타는 게 좋으신가 봅니다. 점심이 좀 지나서 제주도에 도착했고 렌터카를 빌려 공항 인근에서 국밥을 늦은 점심을 먹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성산에서 하루, 서귀포에서 하루를 보내는 길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지금 한창인 유채꽃밭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고 아름다운 해변을 잠시 걸었습니다. 또 외국인이 서커스와 다이빙 쇼를 하는 공연도 보았고 수국꽃이 만발한 수목원에도 들렀습니다. 물론 여행에서 맛난 음식을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지요. 간장 게장, 딱새우장, 연어장를 점심으로 먹은 날에는 다들 과식을 했습니다. 서귀포에서는 화가 이중섭거리를 들러보고 올레시장에서 회를 먹었습니다. 참 예쁘고 정겨운 거리였습니다. 유채꽃밭 한가운데서 찍은 어머니 사진과 셋이 찍은 사진을 나무 액자에 출력하여 어머니 가방에 꼭 넣어드렸습니다. 아마도 이번 여행은 어머니가 오래오래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
수요일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저녁입니다. 수요성서대학을 마치고 서둘러 어머니를 인제에 모셔다드리고자 출발했습니다. 12시가 다 되어 도착하여 하룻밤 자고 아침부터 농사 준비를 도와드렸습니다. 15일 무렵에 감자를 심어야 한다고 조바심을 내시니…. 농협에 가서 비료를 사 오고, 거름더미를 떠서 밭에 뿌리고 트랙터로 갈아주었습니다. 어머니가 작물을 심고 따는 일은 하시지만 무거운 비료를 운반하거나 트랙터 운전하는 일은 하실 수 없습니다. 농사의 3분의 1 정도는 제 몫이 되었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내려와 밭에 골을 파고 비닐을 씌우고 비닐하우스 밭에 물을 댈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기로 하고 서둘러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오후부터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의 인권위원회 회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당분간은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느슨한 생활을 하다가 맞이하는 바쁜 일상들이 낯설게 느껴지면서 살짝 겁이 나기도 합니다만 '사는 게 뭐 있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요성서대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성서대학을 수요일에 모이기가 쉽지 않게 되어 중단하였다가 주일 오후로 시간을 옮겨 하기로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던 것을 지난 3월 23일부터 온라인으로 재개하여 두 주 진행하였습니다. 2년도 넘게 걸려 재개하게 된 것 같습니다. 실시간 줌 온라인 진행이다 보니 쉽지가 않네요. 30분 공부하는 거라 그런지 말이 자꾸 빨라지고 조급해집니다. 카메라 앵글도 마음에 들지 않고요. 실시간으로 접속하는 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뭔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거리두기와 식사 제한이 풀리면 다시 주일 오후 시간으로 옮겨야 하겠지만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교우 여러분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