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미리 맞은 고난주간
저는 지난 주간에 어머니께 이틀 다녀왔습니다. 감자심기로 올해 농사를 시작하신다니 밭을 만들어 드려야 합니다. 트랙터로 땅을 갈고, 관리기로 밭이랑을 만든 후 비닐을 씌웠습니다. 트랙터며 관리기며 어머니가 하실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저 역시 혼자 밭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목요일 밤에 아내가 버스를 타고 내려와 금요일에 함께 일해주어 가능했습니다. 바람마저 세게 물었지만 셋이 함께했기에 다 마칠 수 있었습니다. 급한 밭일을 마치고 다음 달에 고추를 심을 비닐하우스 밭과 들깨를 심을 웃밭을 갈았습니다. 또 어수선한 마당 곳곳을 청소하였습니다.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밤 열 시가 다 되었습니다.
온몸이 뻐근하여 몸살을 합니다. 농촌에 사시는 분들에게도 농사일은 힘든데, 어쩌다 가서 여러 일을 한꺼번에 몰아치듯 하루 이틀 하고 오는 저에게는 그야말로 중노동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게 고생하고 나면 농부의 땀방울을 머금은 새싹들이 새록새록 자라나 탐스러운 열매를 맺겠지요. 농부의 고생은 많은 사람을 살리는 먹거리로 결실합니다.
이번 주간은 고난주간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겪으시고 사흘 후에 부활의 새벽을 맞이합니다. 부활은 고난을 넘어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 주 미리 맞은 저의 고난(?)으로 부활의 의미를 새삼 되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