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쁜 연초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정신 없는 연초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회에 제출할 통계표를 작성하고, 주일에 당회와 구역회 준비, 그리고 월요일부터는 우리 지방 교육부 총무로서 등급사경회를 진행해야 합니다. 작년에도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하였는데 올해 또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온라인 강의라는 새로운 방식을 처음 시도하다 보니 더 정신이 없습니다. 다행히 은현교회 권충만 부목사님이 영상 작업을 도맡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월요일에 뚜껑을 열어보면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이 드러나겠지요. 지방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담임 목회자가 거의 없다 보니 나이 많고 나름 연급 좀 있으신 분들에게 뭔가 일을 부탁하기가 미안해져 결국 잡다한 일도 다 제가 해버리게 됩니다. 제가 지방 막내이던 20년 전과 중견 목회자가 된 지금이 달라진 게 별로 없네요.
또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는 1년에 한 번 내는 소식지 작업하느라 글 쓰고 교정 보고, 이것도 매년 하는 일이라 이골이 나긴 했지만 여간 신경이 예민해지는 게 아닙니다. 대북 사업은 한 것도 없는 데다가 몸도 전 같지 않으니 글씨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눈알이 빠지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교정 다 보고 인쇄소로 넘겼습니다. 그러나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다음 주에는 우편발송을 위한 봉투 작업을 해야 합니다. 후원자가 많이 줄어서 발송할 분량이 많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그저 안타깝습니다.
여러 사람과 얼굴 맞대고 팀을 짜서 협업하여 일하기보다는 그냥 조물딱거리면서 혼자 일하는 게 속 편한, 내향적인 저 자신과 새삼스레 다시 마주합니다. 목회자는 사람을 좋아하고 만남을 즐겨야 한다고들 하는데, 교우들에게조차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연락도 잘 안 하는 이런 사람이 20년이나 목회를 하고 있으니, 그저 하나님의 은혜이고 참 좋은 교우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