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회 감사를 받으면서 들었던 복잡한 생각
이번 달 20일에 열리는 지방회를 앞두고 행정적인 업무 처리가 많습니다. 어제는 부서별로 감사를 받았습니다. 저도 교육부 총무를 맡았으니 감사를 받아야 하겠지요. 코로나 상황에서 이번 회기 동안 제대로 진행했던 사업이라고는 등급사경회밖에 없어서 감사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20여 년 전 제가 지방회 교육부 임원 막내이던 시절에 비하면 누워서 떡 먹기이지만 그때 하던 일이나 지금 총무가 돼서 하는 일이나 비슷합니다. 목회자의 나이가 많이 상향되었으니 그저 그러려니 합니다.
교육부 예산이라 봐야 천만 원 수준이고 그나마도 다 쓰지 못하고 이월금까지 합하면 반 정도 남게 결산하였습니다. 지방회 사업비를 필요한 만큼만 받아서 집행하여, 교육부로 넘어오지도 못하고 남은 사업비의 잔액이 감사에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전체를 넘겨받고 잔액을 이월금으로 넘기자니 새로 시작하는 회기에서 사업비 책정이 평년에 비해 과하게 적게 잡힐 것이 걱정돼 아예 넘겨받지 않고 지방회 회계 차원에서 미집행 잔액 처리하도록 한 것이었지만, 사회 경험이 풍부한 장로님 감사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러나 다른 목사님들은 많지도 않은 돈이고 교회가 굳이 사회의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있겠느냐고도 하십니다.
교회가 사회의 일반적 방식을 따라야 할지 교회 내부의 관례에 따라야 할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둘 다 무시하지 못할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교회가 사회와 괴리된 현실의 단편일 것입니다. 어떤 방식이 맞는지는 차치하고라도 교회와 사회가 서로 다른 방향과 방식으로 지금까지 온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둘 사이의 틈새를 좁히지 않는다면 교회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지겠지요. 생각이 복잡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