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열매가 인생을 증명합니다.
요즘 뉴스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마 이준석 씨일 겁니다. 국민의힘당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1985년생이니까 올해 서른여섯 살입니다. 공립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KAIST 1학기 중퇴 후 하버드대학교에서 학사 졸업을 했다고 하니 스펙이 대단합니다. 2011년 11월에 벤처기업인 클라세스튜디오를 창업하고 2011년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비상대책위원회 여부 영입위원에 지명되었습니다. 세 차례 국회의원에 도전하였지만 낙선하였고 올해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당당히 대표로 선출되었습니다.
'한국 헌정사 최초 30대 0선 당 대표'. 한 신문 기사의 표제입니다. 한 마디로 천지가 개벽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능구렁이 같은 노회한 정치인들의 독무대에서 국회의원 한 번 해보지 못한 젊은 사람이 당 대표로 뽑혔으니 말입니다. 이 대표의 선출은 전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습니다.
이 대표의 선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회자됩니다.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이야기가 있지만, 어쨌건 한국 사회에서 자신들이 소외당했다고 생각하는 2~30대, 소위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은 분명합니다. 180석을 몰아준 집권 여당이 너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그렇다거나 언론에서 이준석 띄우기를 주도해서 그렇다는 평가도 많지만, 기성 정치권의 변화 없는 지리멸렬함에 대해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젊은 세대가 분노하고 있다는 평가는 정당해 보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정당을 전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대표의 당선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둘째치더라도 철옹성 같던 노·장년 중심의 정당정치에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반이 마련돼 진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정당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국민이 얼마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대표가 국민의 행복을 위한 그의 포부대로 잘해 준다면 그것도 좋은 일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열매로 그 나무를 알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만 나쁜 나무는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그렇습니다. 평가는 열매를 보고 하게 됩니다. 사실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가 되었지만, 그가 그동안 정가에서 보여준 이렇다 할 열매는 딱히 없습니다. 오히려 하버드대 출신 학벌을 배경으로 나서는 토론에서의 우기기나 상대방 비아냥, 딴지 성 SNS 글들이 그동안의 이준석이 맺은 열매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비판은 많지만, 대안은 없었고 청년 세대를 대표한다지만 그 역시 청년들이 부러워하는 성장 과정을 지나왔습니다. 공정을 부르짖지만, 그가 젊은 나이에 정치 무대에 입성할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불공정이라는 비판도 있고요. 아무튼 중요한 것은 열매입니다. 곧 이 대표의 열매가 열릴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든지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문득 그럼 나의 열매는 무엇인가 되돌아봅니다. 내 눈의 들보는 모른 척하며 남의 눈에서 티끌 찾기에만 급급한 건 아닌지 말입니다. 열매로 심판받는 것은 이준석 대표만이 아닙니다. 저도 물론이고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입니다. 저 역시 딱히 이렇다 할 열매를 거두지는 못하는 삶을 산 것 같아서 갑자기 숙연해집니다. 물론 작은 교회를 담임하는 저와 한국의 제1야당 대표의 책임의 무게는 다르겠지만요. 돌아보니 인생이 길지 않더군요. 작더라도 좋은 열매를 맺으며 살게 되면 좋겠습니다. 더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