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조회 수 2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콩 한 알에 담긴 하나님의 우주

지난주에 강원도 부모님댁에 또 다녀왔습니다. 거의 2주에 한 번씩은 다녀오는 듯 합니다. 그동안 제대로 다녀 뵙지 못한 것을 올해에 다 정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세상 만사는 다 정량이 있고 그 정량을 채워야 하나봅니다. 시험은 전날 벼락치기라도 하지만 인생에는 벼락치기가 없나봅니다.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올해 농사는 아무래도 어렵겠다 생각했는데 어머니가 농사일을 강행하십니다. 고추 1,500주를 심는 것 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아버님 편찮으시기 전에 빌려 놓은 땅이라 농사를 안 지을 수 없다며 콩을 심게 밭을 갈아달라십니다. 그 넓이가 어머어마합니다. 지난 번에 갔을 때 반 정도 갈아 놓고 비닐을 좀 씌우다 중단했는데 이번에 마저 다 갈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트랙터가 있다는 것이지만 허리까지 올라온 잡초밭을 가는데 꼬박 두 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갈아 놓은 밭을 보니 비닐을 씌우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결국 그냥 심기로 했습니다. 하필 이날은 모처럼 맑은데다 기온이 30도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한참 무더운 시간을 피해 오후 일을 시작했다지만 비 맞은 것처럼 땀이 온 몸을 적셨습니다. 허리를 굽혀 콩알을 심는 일이 키가 크고 허리가 긴 저에게는 여간 고통스러운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낑낑대며 한 고랑을 심을 때마다 허리를 펴는데 비명인지 신음인지 저절로 터져나옵니다. 넷이 달려들어 했지만 결국은 다 심지 못하고, 남은 예닐곱 고랑은 나중에 들깨를 심기로 하고 마쳤습니다.

20210606-02.jpg

며칠을 이어가는 근육통에 절로 '그깟 콩이 뭐라고! 이까짓게 몇 푼이나 한다고 이 고생을?'하는 푸념이 새어 나옵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정말 콩이 '그까짓게?'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만큼 하찮은 것은 아닙니다. 그 콩이 우리의 건강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영양결핍이 심각한 북한의 어린이들에게는 또 콩우유가 얼마나 유익한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콩이 두부며 콩자반이며 반찬으로 혹은 콩밥으로 우리네 밥상에 올라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고생과 헌신, 희생이 담기는지도 미처 생각하지 못합니다. 콩 한 포기를 재배하기 위한 농부의 파종과 재배의 땀방울은 물론이고, 질 좋고 건강한 콩 종자를 만드는 연구자들의 노력도 깃들어 있지요. 또 성장하고 결실하기 위한 콩 자신의 노력과 그 자신을 내어줌으로 우리를 건강하게 하는 콩의 희생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모든 노력과 희생이 때에 맞게 햇빛을 비추고 비를 뿌리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맞닿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알게 모르게 하나님과 이웃과 생명의 연대와 협력이라는 그물망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때론 감사하고 때론 감사할 줄 모르면서, 우리의 필요에 따라 가치를 규정하면서!
공동식사 때마다 부르던 '쌀 한톨의 무게는 우주의 무게!'라는 가사가 생각납니다. 쌀 한 톨만이 아니라 콩 한 알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모든 생명 안에는 우주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든 생명과 우리 자신, 하나님이 만드신 만물 안에 담긴 우주를 감사와 경의의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입니다. 참된 신앙은 이 우주들은 우리 안에 온전히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

  1. 방인웅 장로님께서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방인웅 장로님께서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지난 3월, 복부 대동맥 파열이라는 소식이 갑자기 들려온 것처럼 방인웅 장로님은 이번에도 갑자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2021년 8월 9일 오전 11시 34분, 방인웅 장로님이 공식적으로 세상을 떠나...
    Date2021.08.14 By좋은만남 Views26
    Read More
  2. 가족 여행과 3주간의 이별

    가족 여행과 3주간의 이별 지난 주간에는 가족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엄중한 상황이지만 새 차도 뽑고 작은 아이가 육군 훈련소에 입소해야 하기도 해서 핑곗김에 휴가길에 올랐습니다. 목적지는 목포로 정했습니다. ...
    Date2021.08.07 By좋은만남 Views30
    Read More
  3. 우리 가족이 행복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우리 가족이 행복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지난주에 우리 가족은 특별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받았다기보다는 열심히 살아온 우리 자신에게 스스로 선물을 했습니다. 2010년에 산 경차를 대신할 새 차로 한국GM 쉐보레의 트레일블레이저라는 소형 SUV를 장만했습...
    Date2021.07.31 By좋은만남 Views16
    Read More
  4. No Image

    다음세대의 교회를 위하여

    다음세대의 교회를 위하여 코로나로 온 나라가 다 멈췄습니다. 교회도 멈췄지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없어 진퇴양난입니다. 우리같이 작은 교회도 그런데 감리교회 차원에서 보면 많이 답답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부나 연회, 각 연합회 차원...
    Date2021.07.24 By좋은만남 Views20
    Read More
  5. No Image

    다들 안녕하신지요?

    다들 안녕하신지요? 얼굴을 한참 못 뵌 분들도 있고 또 주일예배를 통해 뵈었던 분들도 당분간은 얼굴을 마주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조금 진정되는가 싶었고 백신 접종도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예배당에 다 함께 모여 성찬도 받고 애찬도 나누...
    Date2021.07.17 By좋은만남 Views10
    Read More
  6. 환우들을 기억하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환우들을 기억하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작년에는 코로나 핑계로 건강보험공단의 정기 건강검진을 하지 않고 지나쳤는데 올해는 시간을 내서 받았습니다. 아버님이 큰일을 당하시고 편찮으신데 괜히 저까지 좋지 않게 나오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올해도 넘길까...
    Date2021.07.10 By좋은만남 Views37
    Read More
  7. 아들과의 1박2일

    아들과의 1박2일 전역일을 기다리느라 지루한 아들 빈이, 그동안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나름 몸고생 마음고생한 나. 어쩌다 의기투합하게 되어 1박2일로 오토바이 여행을 나섰습니다. 부여, 변산, 군산 쪽으로 한 바퀴 돌기로 하고 아침 일찍 출발하여 곧 뜨거...
    Date2021.07.03 By좋은만남 Views7
    Read More
  8.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기도회에 다녀왔습니다.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기도회에 다녀왔습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로 비행기 객실 청소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을 고용하였습니다. 경영을 잘하지 못하여서 계속 적자에 시달리던 아시아나에게 코로나19는 직격탄이 되었습...
    Date2021.06.26 By좋은만남 Views7
    Read More
  9. 결국 열매가 인생을 증명합니다.

    결국 열매가 인생을 증명합니다. 요즘 뉴스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마 이준석 씨일 겁니다. 국민의힘당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1985년생이니까 올해 서른여섯 살입니다. 공립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KAIST 1학기...
    Date2021.06.19 By좋은만남 Views16
    Read More
  10. 병마와 싸우는 이웃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병마와 싸우는 이웃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코로나로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데 주위에 건강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의 소식이 끊이지 않아 더욱 마음이 심란합니다. 그러나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환자 본인과 가족들일 것...
    Date2021.06.12 By좋은만남 Views6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