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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스포츠카와 잊혀진 서원

 

제 경형 승용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구매한 게 지난 2010년 여름이었으니 벌써 10년을 넘게 탔습니다. 그해 새 차를 사고 기분 좋게 가족과 함께 소백산에 머무셨던 이필완 목사님을 뵈러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10년이라는 세월만큼 차도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래서 차를 바꿔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면 무슨 차를 살까?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같은 친환경 차를 사면 좋겠지만 일단 가격이 감당할 수준이 아닌 데다 차를 많이 이용하는 게 아니다 보니 우리 가족에게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남자의 로망'이라는 스포츠카에 눈이 갑니다. 죽기 전에 한 번 타보고 싶은 차, 더 나이 먹어 늦기 전에 일 년 만이라도 꼭 타보고 싶은 차!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겨우 차 한 대 타고 싶은 거 못 탈쏘냐!

정통 스포츠카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지만, 한국형 스포츠카라는 현대 제네시스 쿠페 2,000cc급 중고차가 500~8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가족에게 1년 정도 탈 생각으로 제네시스 쿠페를 살지도 모르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아내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 군에 간 아들은 '기대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더군요. 며칠 동안 인터넷 중고차 판매 사이트를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언제쯤 차를 살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잊고 있던 약속이 떠올라 갈등을 하게 됐습니다. 이 약속은 나 자신은 물론 하나님께 한 것으로 일종의 서원이었습니다. "저는 평생 중형차 이상의 승용차를 소유하지 않겠습니다." 서원이 꽤 구체적이지요? 당시의 중형차 기준은 1,600cc였습니다. 목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던 시절, 대형 고급 차를 자랑하듯 타고 다니던 목사들의 모습이 너무 꼴 보기 싫었습니다. 게다가 대형차들이 대기오염에 미치는 악영향도 소형차나 경차보다 더 심하고요. 그래서 무슨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나라도 실천하자는 생각에 그런 서원을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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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이 올지 몰랐습니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서원이 이제서야 저의 발목을 잡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바쁘게 굴러가는 잔머리 소리가 들립니다. '아반떼도 1,600인데 요즘 2,000cc면 중형차라고 할 수 있나? 실제로는 1,998cc니까 봐줄 만하지 않을까? 500만 원밖에 안 하는 중고차인데, 이 나이가 돼서 이런 걸 고민하고 있냐? 딱 1년만 타는 건데…' 온갖 자기합리화를 위한 변명거리들이 머릿속을 날아다닙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며 겸손하고 청빈한 종교인의 삶을 꿈꾸었던 젊은 시절의 제 모습 앞에 선 50대의 저는 부끄럽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500만 원짜리 중고차 한 대 사는 게 큰 욕심도 아닌데 뭘 그걸 갖고 그러냐'고, 혹은 '그보다 더 심각하고 시급한 일도 많은데 쓸데없는 것 갖고 고민하고 별 것 아닌 것 갖고 생색낸다'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랬든, 욕심이 커졌거나 신앙심이 약해져서 그랬든, 어쨌거나 처음 마음을 잊었고 또 그 시절의 열정을 잃은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순수했던 첫 마음과 열정을 잃었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비록 미숙하거나 순진했을지언정 그 첫 마음의 열정이 바로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한 힘인데 지금 그것을 부정한다면 지금 자신의 존재 근거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스포츠카를 사려던 계획은 그냥 깨끗하게 포기하고 앞으로도 계속 환경을 염려하고 과한 풍요에 부담을 느끼는 삶으로 서원을 유지하면서 살려고 노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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