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무거운 마음으로 지방 교육부 총무직을 시작합니다.

지난주일 오후 2시부터 동산교회에서 제23회 은평동지방회가 열렸습니다. 코로나 영향으로 현장 인원을 99명으로 제한하여 우리 교회에서는 저와 정지수 집사님만 참석하고 다른 네 분의 회원은 위임장으로 대신하였습니다. 꼭 필요한 절차만 신속하게 진행하여 두 시간 반 만에 마쳤습니다만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아무래도 혼란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이번 지방회에서 제가 교육부 총무로 임명되었습니다. 진작에 맡았어야 할 역할이었지만 기관 파송으로 6년의 공백이 있어 이제야 임명되었고 지방 전입 연한이나 목회 연급으로 봤을 때는 좀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회 내에서 마땅히 져야 할 책임도 있어 순종하는 마음으로 수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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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았습니다. 2000년도에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지방 교육부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때는 젊은 담임 목회자가 많아서 여러 명이 교육부 활동을 재미있게 같이했었는데, 지금은 작은 교회 목회자라도 전부 다 40대 이상, 심지어는 60대도 있습니다. 우리 지방 목회자의 연령이 전체적으로 상향된 것입니다. 젊은 담임 목회자가 없어서 교육부 임원으로 함께 일할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20여 년 전에 막내로 교육부 활동을 도맡아 했던 것처럼 이제는 총무가 되어 그때 했던 일들을 다시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현실이 기가 막힙니다.
교회에 젊은 사람이 없는 현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신학대학도 입학 정원 미달인 것이 한참 되었고 올해는 수능을 응시하지 않은 고교 졸업생도 입학을 시켜주겠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겨우 이름만 있는 작은 교회라고 해도 담임자 자리가 나기 쉽지 않은데 어쩌다 자리가 난다 해도 젊은 목회자에게는 차례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규모가 있는 교회들에나 30대 젊은 목회자들이 수련전도사나 부목사로 있지만, 그 숫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감리교회 교세가 약하다는 경상도 전라도 쪽 지방도 큰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십수 년 전에는 갓 목회 나온 젊은 목회자들이 바글바글했는데 지금은 막내도 목사 안수를 받은 지 한참 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감리교회는 물론 개신교 교세는 분명히 약화하고 있습니다. 교세가 약화하고 교인 수가 줄어들면 재정적 여력이 급격하게 약해지게 되고 일선 목회자의 생계가 위협을 받게 됩니다. 영혼 구원보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절박해지겠지요. 그러나 이런 경제적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회가 노쇠해진다는 것입니다. 노쇠해진 교회는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고 보수화되어 더욱 사람들이 외면을 받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지금의 현실은 이런 미래가 우리 코앞에 닥쳤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딱히 대안이 없습니다. 8~90년대의 교회 성장 신화에 취해서 하나님이 시대에 주시는 복음을 귀담아듣지 않고 동화나 신화 같은 교리만 붙들고 있다가 금방 닥쳐올 오늘을 대비하지 못하였습니다. 첨단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신앙을 설명하고 해석할 만한 도구와 능력을 습득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은퇴할 때까지만이라도…' 하는 구차한 생각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젊은 목회자들도 자기 동 세대 사람들과 공유할만한 신앙고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그저 기성 목회자들의 성공신화를 대안이나 비판 없이 부러워하거나 답습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 세대의 자리를 대신 채워줄 자녀 세대들은 교회를 신뢰하지 않고 반가워하지도 않습니다. 지방 임원을 맡게 되면서 이런 답답하고 절망적인 생각에 마음이 무겁지만, 딱히 방도가 없는 것 같아 더 답답합니다. 그래서 더 갈급하게 기도하며 시작하는 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 발족식이 열렸습니다.

지난 월요일(22일) 광화문 빌딩(감리회본부) 앞에서는 성소수자 축복으로 정직 판결을 받은 이동환 목사를 구명하고 올바른 평등적 가치관을 함양을 목적으로 하는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혐차반모)'이 발족식과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혐차반모는 "누구나 차별당하는 일 없이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역사적 진보다. 이는 보편적 인류애를 바탕에 둔 기독교적 세계관에 정초하고 있다 하겠다. 따라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인권동등과 세계평화의 가치가 사회 곳곳에 실현되도록 하나님의 편견 없고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할 책임이 있다."라는 발족 선언문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발족식 직전 같은 장소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의 '예수 보살 망언 손원영 목사 고발 및 동성애 지지 이동환 목사 출교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고 감리교바로세우기 청년연대라는 단체는 “이동환 목사는 초호화변호인단, 메이저언론, 유력정치단체들과 결탁하여 자기들 입맛대로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바꾸려 한다.”, “세속권력에 굴복하지 말아달라. 교리와 장정대로 치리해 달라.”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동환 목사 처벌을 요구하였습니다.
오후 4시에는 이동환 목사에 대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를 핑계로 재판부가 본인과 변호사 1인 이외의 입장을 불허하는 등 부당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이동환 목사는 교단 헌법에 반하는 처사라고 항의하며 재판을 거부하고 되돌아 나와 재판부 기피신청을 제출하였습니다. 차별 없는 감리교회, 열린 마음과 시대정신을 인정하는 건강한 교회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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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물결 총회가 온라인으로 열렸습니다.

개혁적인 감리회 목회자 모임인 새물결이 2월 23일(화) 오후 4시 공덕교회에서 2021년 총회를 열었습니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하여 진행은 온라인으로 하였습니다. 현장에는 저와 상임대표 이경덕 목사님, 총무 양재성 목사님, 정책위원장인 황효덕 목사님 등 온라인 회의 진행을 위한 필수 인원 여섯 명만 참석하였습니다. 올해는 입법의회가 열리는 해라 목사(정회원) 전원 투표권 허용 등의 선거법 개정, 목회자 생활안정법의 제정에 역점을 두고 활동하자고 결의하였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50여 명의 새물결 회원 목회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공덕교회에서 회의를 하게 돼 남기평 목사님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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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예수목회세미나가 온라인으로 열렸습니다.

역사적 예수에 신앙고백의 바탕을 두고 예수님처럼 목회하자는 취지로 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매년 개최하는 예수목회세미나가 올해 15회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열렸습니다. 저는 기획실장이라는 직임으로 한국기독교연구소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예수목회세미나는 매년 여름부터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주제, 강사, 장소 섭외와 홍보를 준비하여 2월 중에 2박 3일 프로그램으로 개최하는데 작년에 돌연 코로나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인하여 두 차례 연기하였다가 결국 취소하였고 올해 열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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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제는 '코로나 시대의 예수목회'로,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1세션에서는 홍인식 이사장의 인사말씀, 연세대 김호기 교수님의 '코로나 시대와 한국사회의 과제', 한인철 연세대 명예교수의 '최근 역사적 예수 연구 동향' 강연이 이어졌고, 점심 식사 후 오후 2시부터 시작된 2세션에서는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의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기후 위기, 우리가 할 일은?', 호서대 조태연 박사의 '하나님 나라와 대안사회'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오후 4시의 3세션에서는 참석자들의 목회 소개와 나눔이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만나는 여러 위기를 잘 견뎌내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하게 되어 강연과 일정도 압축하고 대면하여 따뜻한 정도 나누지 못하였지만 멀리 미국이나 태국에서 목회하시는 분들도 참여할 수 있다는 온라인의 장점을 발견한 세미나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태연 박사님의 강연을 통해 기존의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항하는 복음서의 전복적 대안 의식과 문학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을 보게 되었고 설교와 성서연구에 적용할 방안을 고민하는 기회가 되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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