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매순간 깨어 있는 삶을 살기 바랍니다.
2024년의 둘째 주를 보냈습니다. 연초부터 한 주가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사람과 만났고 또 통화를 했습니다. 공적인 업무 처리와 사적인 관계의 만남, 가족의 일 등등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 많은 일과 관계 속에서 과연 '나'는 어디에 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가 당뇨와 건강 체크를 하고 약을 타셔야 해서 강원도에서 다니시던 병원에 모시고 갔었습니다. 오가는 길에 어머니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머니의 기억력이 점점 흐릿해지니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도 어머니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제 일도 잘 기억나지 않는데 그때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라고 하십니다. 저는 어머니께 정신줄을 잘 잡으시라면서 "평생 열심히 사느라 바쁘셨는데, 쫓기듯 바쁘게 사느라고 기억도 나지 않으면 과연 그 인생은 누가 산 걸까요?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지금 당장이 가장 기억나고 좋은 시간이 되도록 누리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며칠 후에 생각해보니, 이건 어머니께만 드린 말씀이 아니라 바로 저 자신에게도 하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사실 뭐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리저리 불려 다니고 따라다니고 살면서 나는 정말 모든 순간을 인식하고 누리고 나의 삶으로 만들어가고 있느냐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면, 항상 시간과 시선, 책임감과 관계에 쫓기는 도망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멋진 옷을 입고 맛난 음식을 먹으며 좋은 것에 파묻혀 산다 해도 그것이 '나'라는 자의식이 없는 반복적 일상이 되고 지금 당당 깨어있는 누림이 없다면 결국 그 삶은 '나' 아닌, 알 수 없는 '나'의 잊혀질 시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024년, 항상 깨어서 현재를 소중하게 살게 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