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농사 이야기, 이번엔 콩 타작 이야기입니다.
본의 아니게 교회 주보에 농사 이야기를 자꾸 쓰게 되는데, 요즘 제 일상의 관심은 온통 콩 농사에 붙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첫 주에는 이틀 동안 열심히 콩 베고 지난주에는 또 이틀 동안 콩을 타작하였습니다. 콩 타작은 베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전문적인 작업임을 깨달았습니다.
지역 농업기술지원센터에서 탈곡기를 빌려다가 하라는 충고를 들었는데, 그냥 인력으로 해도 되려니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팔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오후 늦게야 센터에 가서 탈곡기를 알아보았지만, 운송 문제로 최소 사흘 전에는 예약해야 하는 시스템이었고 종류도 다양하였습니다. 사실 사용법도 모르니…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서 전에 아버님이 쓰시던 탈곡기를 손봤더니 작동이 됩니다.
다음날 일찍부터 탈곡기를 밭에다 설치하고, 요즘 기술에 비하면 신석기 수준이지만 문명의 힘을 빌려 탈곡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점심때부터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비가 오네요. 결론적으로는 지금까지 30% 정도 타작한 것 같습니다. 눈도 오고 날은 추워지는데 당분간 시간이 안 나서 걱정이 태산이고 스크레스가 극심합니다.
콩가지를 작대기로 열심히 두들겨 패는데 어머니가 "이렇게 세게 뚜드려 맞는데도 콩이 안 나오네."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의 사랑의 매를 그렇게 많이 맞으면서도 정신을 못 차리는 제 인생을 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더 맞기 전에 철들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