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갑작스럽게 온라인으로만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7월의 끝자락이었던 29일에 코로나 확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종료 선언도 있었고 다 끝나가나 했는데, 다시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더니 함옥분 장로님이 두 번째로 걸리셨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무려 삼 년 반을 잘 넘겼던 저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저는 슈퍼면역자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이었나 봅니다. 그 주간에 다녀온 한강하구중립수역평화축제에서 전염된 것 같습니다.
토요일 새벽에 오한과 발열로 잠을 설쳐서 혹시나 하고 자가진단 키트를 해보니 두 줄이 선명했습니다.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았는데 역시나! 확진을 알리는 문자가 왔습니다. 그로부터 나흘간 방에서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선배 목사님들 부부와 주일 예배를 마치고 가려던 휴가 일정은 취소되었고요. 눈이 침침하니 책도 못 보고 침대에 누워 비몽사몽 핸드폰만 손에 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를 가볍게 생각했는데 꽤 고생했습니다.
저도 걸려보니 다른 사람들이 겪었을 고통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심각했던 때에 비하면 가볍게 넘어간 것이겠지요. 또 끼니마다 밥을 차려 방에 넣어주는 아내의 사랑과 돌봄에 감동했습니다. 걱정하며 격려하고 위로해주신 교우들과 지인들도 많았습니다. 다시금 나 혼자 살아왔던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이런 감사와 공감의 마음을 잊지 않고 평상시에 잘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