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틀어졌으나…
아내와 계획했던 여름휴가가 저의 코로나 감염으로 무산되고 다시 시간을 잡지 못해 올여름은 그냥 지나가나보다 했는데, 큰아들 빈이가 함께 오토바이 여행을 가자고 해서 지난주에 3박 4일 일정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거제도까지 내려가서 부산을 거쳐 동해안 7번 국도를 타고 올라오는 계획을 세우고 기분 좋게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내내 맑겠다던 일기예보가 하룻밤을 자고 나니 수요일과 목요일에 비가 온다고 바뀌어 있었습니다. 비를 맞고 오토바이를 탈 수는 없으니 계획은 어쩔 수 없이 뒤엉켜버렸습니다.
고민하다가 비 오기 전에 대전이나 제천으로 가서 숙소에서 묵다가 목요일에 비가 그치면 올라오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토바이 라이더이고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제천에서 목회하시는 예사랑교회 변영권 목사님과 양화교회 김형국 목사님이 제천으로 오라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빈이가 불편할 것 같아 물어보았는데, 좋다고 합니다. 다들 형제같이 지내는 분들이라 고마운 마음으로 제천으로 향했습니다. 화요일 오후에 만나 같이 오토바이도 타고 융숭한 식사도 대접받았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오던 수요일에는 제천 시내 구경도 하고 점심 식사를 또 대접받았습니다. 그리고 맑게 갠 목요일에 감사의 마음과 아름다운 추억을 듬뿍 품고 서울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앞길을 계획하지만,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잠언 16장 9절 말씀이 새삼 마음에 새겨집니다. 또 잠언 14장 20절은 "가난한 사람은 이웃에게도 미움을 받지만, 부자에게는 많은 친구가 따른다."라고 하는데 '내가 진짜 부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더라도 늘 인도하시는 하나님과 지켜봐 주며 때마다 손 내밀어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야말로 진짜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